[AI 크터뷰] AI 크리에이터 조민석, 결국은 ‘사람’과 ‘관계
거친 인테리어 현장에서 광고판으로, 이제는 무한한 AI 캔버스로 확장된 10년의 크리에이티브
999대 1의 경쟁 뚫은 매경 AI 광고제 우수상 및 한일 괴담 공모전 수상으로 실력 입증
“AI는 내 감정의 배설구이자 일기장”… 직장인의 애환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독보적 작업 방식
인공지능(AI)이 범람하는 시대, 크리에이터의 정의가 새롭게 쓰이고 있다. 단순히 화려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자를 넘어, 인간의 가장 내밀한 감정을 기술의 언어로 번역해내는 ‘새로운 유형의 예술가’가 주목받고 있다. 물리적인 공간을 설계하던 감각으로 이제는 보이지 않는 감정의 공간을 축조하는 크리에이터, 조민석 작가의 이야기다.
치열했던 현장의 경험, 디지털 세계의 질감이 되다
조민석 작가의 이력은 그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처럼 다층적이다. 인테리어 설계와 거친 현장 감리를 5년간 경험하며 공간의 구조와 물성을 익혔고, 이후3년간 광고대행사에서 LG전자, 필립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그래픽·영상 광고를 제작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시각 언어를 마스터했다.
조 작가는 “인테리어 현장은 늘 치열했고,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속에서 많은 감정의 소모가 있었어요. 그때의 경험들이 역설적으로 지금의 제가 된 것 같고요”라고 회상한다. 물리적 공간을 짓던 그의 손은 이제 미드저니(Midjourney)라는 무한한 디지털 캔버스 위에서 새로운 세계를 설계한다. 10년에 걸친 오프라인의 견고한 경험이 AI라는 도구를 만났을 때, 그의 작품은 단순한 그래픽을 넘어 깊은 공간감과 서사를 획득하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T_cT9y76Bw
“오늘 기분은…”… 퇴근길에 써 내려가는 AI 일기
조 작가의 작업 방식은 지극히 현대적이면서도 인간적이다. 그에게 AI는 화려한 기술적 도구가 아닌, 지친 하루를 기록하는 ‘일기장’이자 ‘감정 해우소’다. 그의 작업 루틴은 퇴근길 30분, 지하철에서 시작된다. 회사에서 느꼈던 그날의 가장 강렬한 감정들—억울함, 성취감, 혹은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을 퇴근 직전 GPT에게 털어놓고 프롬프트를 추출한다. 그리고 지하철까지 이동하는 동안 미드저니에 수십 장의 이미지를 생성(--r10, Repeat 10) 걸어둔다.
그는 “글로 쓰기엔 버거운 감정들을 AI를 통해 시각적인 기록으로 남깁니다. 제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뒷모습’의 인물들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초상이자, 보는 이들이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여백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개인적인 감정의 기록에서 출발한 그의 작품들은 역설적으로 대중의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냈다.
999대 1의 경쟁을 뚫고 거둔 압도적 성과
그의 독창적인 접근법은 지난해 하반기 주요 공모전 수상으로 그 가치를 증명했다. 지난 달 23일 열린 ‘제2회 대한민국 AI 영상광고 대상(매경미디어 주최)’에서 삼성증권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는 전년 대비 38% 급증한 총 999건의 작품이 출품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2025 한일 괴담 AI 숏폼 공모전’에서 브론즈 상을 수상했으며, 해당 수상작은 예술성을 인정받아 북미 최대 아시안 콘텐츠 OTT 플랫폼인 ‘ODK Media’를 통해 글로벌 관객들에게 스트리밍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니라, 기술 기저에 깔린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 보았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AI 시대, 결국은 ‘사람’과 ‘관계’다
모두가 AI의 기술적 우위를 논할 때, 조민석 작가는 다시 ‘사람’을 이야기한다. 그는 AI가 지식 면에서 인간을 앞설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결코 대체할 수 없는 핵심으로 ‘관계’에서 오는 시너지를 꼽는다.
조 작가는 “AI는 내가 명령한 것만을 수행하지만, 인간 사이의 소통은 예상치 못한 티키타카를 통해 무한한 확장을 만들어냅니다. 내 작품에 누군가가 단 몇 초라도 머물며 자신의 시간을 공유해 주는 것 자체가 가장 가치 있는 창작의 이유입니다”라고 전했다.
현실의 벽돌을 쌓던 그는 이제 디지털 세계에서 공감의 벽돌을 쌓아 올리며, AI 시대 크리에이터가 나아가야 할 가장 인간적인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