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는 사는데

우리들의 격리시절 10

by 정연진

실속 없는 인간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


쳇바퀴-초짜-직장인일 때는

다 된 밥상을 채 가는 동료가 있었고

좋은 결과만 챙겨가는 상사도 있었다

'참 열심히는 사는데..'

이십대의 내게 누군가 이렇게 말했을 때

형언할 수 없는 설움같은 것이 있었다


삼십대에 들어 보니

그건 그냥 바보라는 말 같더라

내가 성인이 맞나 되뇌었다


열심히는 사는데 실속없는 인간...

여전히 그런지를 반문하는 것은 싫다


층층 매트릭스 속에서

두달을 무턱대고 있어보니

몸만 무거워진다,

몇 주 사이에 5킬로쯤 늘었다!


열심히 살고도 덧없는 것도 내 운명이고

대충 살고

운좋게 얻어가는 것도 타고 난 거라면


모르겠다,

생각 말고

일이나 하자.


프로스트*의 시구처럼

우리에게는 언제나

감상에 젖는 대신

오늘 해야 할 일들이 있으니.




* 프로스트(Robert Frost):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로 잘 알려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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