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어떻게 가는가

우리들의 격리 시절 2

by 정연진

날이 더워지다 말다를 반복하더니 벌써 6월이 간다.


비가 오려는지 습한 날이 며칠 이어지다가 또 오후는 매섭게 덥기도 했던 날들, 이제 생각해 보니, 아차, 6월이었구나.

대학은 1학기 종강 준비에 바빴고 이번주가 지나면 벌써여름방학이다. 중고생들도 기말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시기. 나도 몇 가지 일을 마무리하느라 여름이 벌써 이만큼 다가왔다는 걸 몰랐다. 장마가 시작되는 달이 왔으니 날이 그렇게 습하고 흐렸던 것을. 장마철이라는 생각도 못하고 몇 주를 보냈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마저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지도 모르게, 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도 몇 년은 된 것 같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6월은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 “6월”의 이미지는 학생이었던 내가 비 오는 운동장을 처벅처벅 걸어 집으로 갔던 기억이라든지, 동네의 콘크리트 옥상들이 빗물에 흠뻑 젖어 짙은 회색으로 덧칠된 것처럼 보였던 이미지나, 비바람이라도 치면 내 키만큼 컸던 어른용 우산으로 바람을 막느라 팔과 어깨에 힘이 들어갔던 기억들로 남아 있다.


하필 6월이 왜 10대 때의 기억과 겹쳐지는지는 사실 나도 잘 모른다. 유일하게 나만 아는 내 인생의 이야기들도, 시간이 이만큼이나 지나니 잊히기 시작하는가 보다.


6월에 하려던 두어 가지 일은 마무리하지 못했고, 한 가지 일은 영원히 해결되지 못하게 되었다. 지난달에 받은 책을 책상 위에만 둔 채 읽어보지 못했다. 급기야 책을 보내 주신 선생님께서 책은 잘 받았는지 물어보는 문자까지 남기셨다.


게으름은 고쳐지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면 왔다 갔다 하면서 진도가 나갈 줄 알았는데 그마저도 아니었다. 반나절이면 읽을 책은 몇 주째 노트북 옆에 놓여있다. 문자 한 번이면 될 일을 잊거나 미루거나 하다가 한 달이 훌쩍 넘었다.

6월은 어깨에 물먹은 솜뭉치를 넣은 듯, 무겁고 습하게 지나간다. 그나마 양력 생일을 챙겨준 친구 담시가 있어 기분 좋은 기억하나는 남기고.

1&3.지난달 받은 책 몇 권 2.나조차도 잊고 지나는 양력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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