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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정 Apr 23. 2024

1화. 우드도마 이야기


이제 어느덧 11년차 주부..

11년 동안 살림이 늘 재미있었다면 지구상에 믿을 사람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취미도 매일하면 지겨울테니까.. 난 그저 살림에 관심이 많다. 살림은 시시한게 아니라 대단한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서 이런문장 저런 문장들이 많이 있지만 사실 그저 내가 재밌으면 되는게 살림이지 싶다. 공부든 운동이든 일단 재미있어야 할맛 나니까.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말고, 내가 재미있어지는 포인트만 잘 간직하면 되는거다.


난 살림이 좋다. 

10년동안 하다보니 내가 재미있게 살림을 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았기 때문이다.

살림에는 청소, 정리, 베이킹, 요리, 그릇, 인테리어 등등 여러 카테고리가 있지만 난 요리에 꽂혀있고, 요리를 더 재밌게 하려면 예쁘고 맘에 쏙 드는 도구가 있어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재미를 조금이라도 느끼는 카테고리가 하나는 있을 것이다.  


거기부터가 시작!!


흔히 말하는 도구발.. 그거 정말로 무시 못한다. 쓸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니 사용할때마다 힐링이 따로 없다. 

앞으로 내가 힐링을 느끼는 8가지 테마의 살림 도구들과 팁에 대해 하나씩 풀어볼까 한다. 살림의 여정을 즐기면서 우리 같이 살림기행을 즐겨보기를!!

세상 모든일이 그렇듯 살림도 잘 하는거 보다 먼저 재미있으면 그만!





1.도마이야기



혼수를 준비하면서 처음 산 나의 도마는 나무도마였다.

특별한 의미나 취향이 있어서라기 보다 그냥 익숙함 때문이었다. 엄마가 늘 쓰던 도마는 나무였으니까..그 이후로 지금까지 쭈~욱 난 나무도마만 쓰고 있다. 플라스틱, 실리콘 심지어 스텐으로 까지 생산되는게 도마인데 왜 한번도 다른 소재의 도마로 갈아탄적이 없을까 생각해보면 그 또한 익숙함 때문인거 같다. 어렸을때 부터 엄마의 부엌에서 듣던 묵직한 나무 도마의 칼질 소리가 익숙하고, 사람처럼 공기중의 수분을 흡수하며 숨쉬는 자연소재라는 이끌림 때문에 나무도마살림을 이어갔다.


게다가 너무 예쁘잖아! 


나무의 따뜻한 온기와 제각각인 나무의 결은 일부러 만들수도 없다. 살림살이는 내 취향에 꼭 맞고 내눈에 참 예뻐보여야 재미가 생기는거 같다. 나만의 취향으로 부엌 살림을 채우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나의 도마 취향은 나무인거다. 이렇게 10년동안 나무도마만 사용하다보니 종종 받는 질문들이 몇가지 있다.




‘칼자국 많이 나지않아?’


우엉 칼질은 그야말로 힐링이지!!

칼자국 물론 난다. 

칼자국 나지않는 도마가 어디있겠는가~? 티끌하나 없이 영롱하고 매끈한 나무결에 첫 칼자국이 나는 그 순간은…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다. 그 순간은 여전히 마음이 찢어질듯이 아프다. 하지만 그 자국이 쌓이고 손맛을 담아내며 만들내는 결은 나무만이 갖는 매력일지니...칼자국이 두렵더라도 도마는 식재료를 자르기 위해 만들어졌으니 열심히 칼질을 하면 된다. 오히려 나무도마는 제 살을 깎아먹으니 칼날에는 더 좋은일이다.

도마가 지나치게 단단하면 칼날에 무리가 생기고 칼날이 미세하게 갈려나간다고 한다..그 미세 어쩌고는 다 어디로?? 칼질이 너무 많이 생기면 어쩌다 한번 관리해주면 될일. 나무도마의 매력은 관리해주면서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하다는것.




[도마샌딩]

1년에 1~2번 사포질을 한 후에 오일(도마전용오일, 포도씨유,들기름)을 면행주나 키친타올로 잘 펴 발라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건조해주면 된다.




 ‘나무도마 관리 불편하지않아?'


나무도마라고 해서 더 특별할것 없다. 그냥 편하게 사용하면 된다. 물론 나도 수많은 나무도마를 사용하면서 

몇개의 도마들을 보냈다. 야식만들어 먹고 생각 없이 늘어져 있다가 그대로 잠을 자고 다음날 기상해서 주방에 들어가면 참 기분 별로인거 분명 한번쯤은 경험 해 보았을꺼다.(나만일리 없어..!!!) 싱크대 안에 널브러져있는 도마위에 바닥에 물이 잔뜩 묻어있던 냄비가 앉아있었다… 빨리 이 별로인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기 위해 냄비를 집어드는 순간..도마위에 까만 냄비바닥 모양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첫 칼자국의 아픔보다 더한 아픔이 몰려오는 그 기분.. 아직도 생생하다. 그새 곰팡이가 생긴건 아닌 것 같고, 

나무가 물먹어서 색이 변한 거겠지 싶어서 샌딩을 하고 오일칠하고 잘 말려주었는데 점점 연해지기는 했어도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았다. 나와 같은 실수 하시지 않길 바라며 몇가지 팁을 나누어봐야지.




[우드도마 사용팁]


1.도마는 구분해서 사용해 주세요.

익히는 식재료는 한도마에 사용하지만 빵이나 과일, 샐러드처럼 익히지 않는 식재료는 다른 도마에 분리해서 사용한다.


2.김치를 자를땐 도마를 물에 한번 행군 후에 사용하면 색이 배지 않아요.


3.식기세척기는 절대금지!! 뜨거운물도 피해주세요. 

보통 소독한다며 뜨거운물에 세척하는 경우가 많지만 세균번식의 원인이 될수 있다.뜨거운물 대신 주방세제를 편하게 사용하면 된다.


4. 나무소재의 제품은 물에 담궈두거나 너무 강한 햇빛을 받으면 좋지않아요.

갈라지거나 뒤틀림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나무 결방향으로 세워두는것이 제일 좋다.


그리고 한가지 더!

견고함과 건강을 위해서도 작은 나무들을 접착제로 붙여서 만든 도마가 아닌 통원목으로 만든 통도마를 추천한다.




'세균 번식이 좀 걱정되던데?'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나무에는 자체 향균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도마보다 세균이 덜 생긴다고 한다. 나무 도마에서는 칼집이 있어도 3분이내로 살모넬라를 비롯한 리스테리아, 대장균과 같은 익숙한 이름들의 균들이 사라지고 하루가 지나면 대부분의 균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고 한다. 난 결혼이후 내내 나무도마를 사용했고 서준이(우리집 작은남자) 아기때도 변함없이 나무도마로 이유식부터 쭉 해왔더랬다. 플라스틱 도마의 경우 대부분 만들때 화학첨가물질이 들어간다는점 때문에 한번도 들인적이 없다.

이것저것 많이 나열했지만 데일리 사용법은 간단하다. 도마에 식재료 올려서 칼질 신나게 해주고, 주방세제로 세척 후 마른행주로 쓱 닦은 다음 세워주면 끝!





‘도마의 부캐’


플레이팅

나무도마의 장점 중 하나는 도마 본연의 역할 외에도 부캐가 있다는것이다.

바로 플레이팅보드!



도마라고 해서 꼭 네모만 사용할 필요 없지않나? 빵이나 과일, 치즈를 자를때 사용하는 도마는 조약돌스러운 모양의 도마와 핸들이 달린 도마를 사용한다. 네모 도마에는 고기를 구워서 올리면 정말 훌륭하고, 핸들도마 위에는 와인안주들을 세팅하거나 샌드위치를 올려놓으면 더더 맛있어보이고 분위기도 산다.


크리스마스니까 슈톨랜이랑 크리스마스티는 또 준비해야지..
이번에 햄 참 잘 선택했다 아주맛나!


나무는 편안하고 착한 소재이며 따뜻한 온기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칼질과 함께 만들어 내는 소리는 다른 소재의 도마와는 다르게 따뜻하고 정겨운 톤을 가지고 있다.

칼질의 느낌 또한 다른 소재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칼날에게도 안전하다. 

사람이 저마다 다르듯 제품하나하나 모두 다른 ‘나무의 결’ 과 형태를 즐겨보면 좋겠다.


다음편은 2화 프라이팬 이야기!!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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