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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정 Jul 17. 2024

새우국수 - 맛있다는 집 다 가봤는데 이 집이 제일이야

Beach Road Prawn Noodle House


비치 로드에 있는 새우국숫집, 이름이 아주 직관적이다. 상호에 가게의 위치와 파는 메뉴가 떡하니 나와있다.

'비치로드 & 프라운 누들'


이전 편에 소개한 바쿠테와 같이 새우국수도 싱가포르의 역사적인 음식이라고 볼 수 있는데,

새우국수 역시 푸젠성(복건성/영어로는 Fujian) 출신 음식이다.

싱가포르에 온 푸젠성 출신 이민자가 길거리에서 새우 국수를 팔기 시작해 90년의 세월 동안 4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집이 바로 이 집이다. 요즘 핫한 역사와 전통의 노포 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새우국수 집도 유명한 곳들이 여러 곳 있고, 방송에 등장한 집들도 많지만 우리 가족이 두루두루 맛보고 나서

꾸준히 가는 곳은 이곳이다. 이 집도 관광지와는 살짝 거리가 있지만, 아침에 새우국수를 든든히 먹고 나서 주 치앗 로드(Joo Chiat Road)의 역사적인 페라나칸 스타일 건물과 그 사이에 있는 오래된 상점, 힙한 카페와 음식점들 구경하는 것도 좋다.


이 집에 갈 땐 꼭 기억하고 가셔야 할 것들이 있다.

일단, 운영시간

아침부터 점심시간까지만 운영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운영)

화요일은 휴무이니 방문 전 구글맵에서 꼭 날짜를 체크해야 한다.

신용카드는 받지 않는다. 현금과 Pay Now(계좌 이체)만 가능하다.

관광으로 오셨다면 현금 꼭 챙기기.

보통은 웨이팅이 있다. 직원에게 자리를 안내받고 나면 자리번호를 확인한 후에 자리에 물병이나 물티슈 같은 것을 놓아 '자리 주인 있음'을 표시하고 주문을 하러 간다.


'당황하지 말고 이대로만 주문하기'


우리 가족의 주문 팁!

(1) 자리 번호를 말하고

(2) 점보 새우국수 인원 수대로시킨다. (점보는 국수의 사이드가 아니라 들어가는 새우의 사이즈를 의미한다.)

(3) 새우국수를 시키면 Soup / Dry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무조건 Soup 추천, 누들 종류를 물어보면 Mixed로 주문하기를 추천한다.

(4) 이제 계산을 하고 영수증은 꼭 챙기기!


로컬분들은 Dry 타입을 먹는 경우도 많지만, 여기 Soup Base가 정말 맛있기 때문에 국물 버전 추천한다.

우리는 국물의 민족!!

오리지널 새우국수는 Hokkien Mee(호키엔 미)라고 하는 노란 국수를 쓰는데

우리는 이 yellow noddle에 얇고 가는 쌀국수를 섞은 mixed 버전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yellow noodle만 있으면 식감이 퍽퍽한 느낌이 있는데 섞어서 주문하면 식감이 좀 더 재미있고 더 라이트 한 느낌이 있다.


새우국수를 주문하고 나면 바로 옆에 어묵(?) 집이 있다.

이제 우리 가족은 새우국수를 먹을 때 이 어묵 튀김들이 빠지면 영 허전해서라도 꼭 이 새우국수집을 찾는다.

이런 스타일의 어묵/소시지 튀김 같은 것들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볼 수 있는데 이것 또한 중국 남부에서 넘 어온 음식 문화라고 할 수 있다.

'Ngo hiang' 이라고 쓰여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도 그렇게 쓰여있다.



우리나라의 시장 어묵집처럼 다양한 종류의 어묵, 새우/피시볼, 중국식 소시지 같은 게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얇은 돈까스처럼 생긴 것이랑 각종 어묵들, 그리고 새우가 올라간 튀김이다. 얇은 돈까스 처럼 생긴 튀김은 무조건 꼭 담기를 추천한다. 각각의 이름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그저 맛있게 생긴 것으로 고르면 된다. 튀기면 뭐든 다 맛있는 법이니까!!

주문 방법은 새우국수와 동일하다. 어묵을 직접 골라 접시에 담고 카운터에 고른 어묵 접시를 주면서 자리 번호 말하다. 계산 후에 자리로 돌아가면 바로 한번 더 튀겨서 자리로 가져다준다. 새우국수와 마찬가지로 현금과 Pay Now만 가능하다.



이렇게 주문을 하고 자리로 오면 어묵부터 서빙이 된다. 어묵을 맛있게 먹고 있으면 드디어 새우국수가 나온다. 국수가 나오기 전까지 튀김을 먹었으니 개운하게 국물먼저 떠 먹어봐야한다. 돼지갈비, 돼지뼈, 돼지꼬리 등과 새우머리, 껍질, 꼬리, 그리고 후추, 향신료를 사용해서 만드는 국물인데 맛이 정말 진하고 시원하다. 돼지만 썼다면 기름질 수 도 있는데, 새우를 같이 써서 그런지 개운하면서 고기육수 맛도 나고.. 아무튼 먹어봐야 안다. 술 먹고 먹으면 진짜 해장이 제대로 될 것 같은 맛이다.

국물 베이스에 돼지고기가 들어가는 만큼, 메뉴에 돼지고기가 함께 들어가는 국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무조건 새우만 있는 새우국수를 주문하기를 추천한다.

첫 방문 때 뭣모르고 섞인 것을 시켰었는데 그 메뉴를 주문한건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이쯤 되면 칠리파디야 말로 이들의 소울푸드?'


새우국수에 먹을 때 빠뜨리면 안 되는 것은 바로 바쿠테 편에서도 등장한 '칠리 파디'이다.



칠리파디라는 작은 고추를 썰어서 아주 작은 빨간 종지에 담아서 주는데 여기에 테이블에 있는 간장을 조금 부어둔다. 고추 하나씩 면에 곁들여 먹으면 맵고 개운한 맛이 킥이다.

또는 반정도 플레인하게 먹고 나머지 반은 고추를 다 넣어서 먹어도 좋다.

다만 고추 자체가 많이 맵기 때문에 맵찔이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각자의 맵기 레벨에 맞게 조절하면 된다.


'어쩔 수 없어 여긴 싱가포르니까'


이곳에 갈 때는 덥다는 것을 꼭 염두하고 가야 한다. 에어컨이 없고, 뜨끈한 국물을 먹으면 땀이 절로 나기 때문이다. 어쩌겠는가 여기는 싱가포르이고 진정한 로컬을 즐기고 싶다면 더위는 필수이다.



싱가포르에서 다닐 때는 생수랑 물티슈는 필수이다. 물론 싱가포르뿐 아니라 동남아 여행에는 필수인 법!

우린 주로 물통에 물을 싸서 늘 들고 다니지만 여행자들은 물을 사 먹어야 하니까 로컬스러운 식당에서는 장이 약하신 분들은 물을 주문할 때 꼭 미네랄워터(생수)를 시키길 추천한다 탭워터나 얼음은 주의하기를.

그리고 한국처럼 어딜 들어가나 물과 티슈가 무상제공인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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