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 악어 아저씨네 상점 (4)

보들보들 찰랑찰랑 헤어 브러쉬

by 김연주


‘역시 나에게 친한 친구가 없었던건 내 가시때문이었어 그 가시에 찔릴까봐 아무도 가까이 오지 않았던거야 이제 나에게도 많은 친구가 생기는건 시간문제야’


그런데 그때 원숭이가 한마디를 합니다.


“하지만 가시가 없는 고슴도치라니 좀 이상하다”


그말을 들은 고슴도치가 버럭 화를 냅니다.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이상한건 네 웃긴 얼굴이거든!”


자기와 친한 원숭이에게 심한말을 하자 고양이도 고슴도치에게 한마디 쏘아붙입니다.


“웃긴건 너야! 그렇게 긴털로 덮여있으니까 고슴도치인진 긴 털을 가진 햄스터 인지 구분도 안되는걸~”


일부러 얼마전 자기와 다툰 햄스터와 비교하자 고슴도치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를 향해 비웃으며 말했죠


“흥~ 그러는 너는? 난 지금까지 너처럼 뚱뚱한 고양이는 본적이 없는걸? 너야말로 고양이인지 돼지인지 소속을 분명히 하는게 어때?”


고슴도치의 말을 들은 고양이가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 모습에 당황했지만 여기서 사과를 해버리면 자기가 지는것 같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다른 친구들이 울고있는 고양이를 달래며 고슴도치를 째려봅니다.


그리고 모두 고슴도치를 향해 그동안 참아 왔던 말들을 쏟아냅니다.


“고슴도치 너는 왜 맨날 심한말로 친구에게 상처를 주니?”


“맞아 언제나 너만 옳고, 다른 친구 말은 듣지도 않으면서 왜 자꾸 우리랑 놀려고 하는거야?”


“진짜 너같이 금방 화내고 심한말만 하는 애는 싫어”


그렇게 친구들 모두 고슴도치에게 한마디씩 하고는 자리를 떠나버렸고 고슴도치는 혼자가 되어버립니다.


‘왜지? 왜 친구들이 다 가버린거지? 이제 가시 때문에 찔릴 걱정은 안해도 되는데?’


그러다 생각했습니다.


‘설마 친한 친구가 하나도 없었던건 내 가시때문이 아니라 내 말때문일까?’


그날밤 고슴도치는 밤새 후회했습니다.


지금까지 친구가 없었던건 자기 기분에 따라 쉽게 화를 내고 심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제 어쩌지? 정말 아무도 나와 같이 놀지 않고 모두가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아니 이미 나를 싫어하고 있는건 아니겠지?’


그렇게 밤새 고민하고 후회한 고슴도치는 아침에 일어나 보들보들 찰랑찰랑 헤어 브러쉬로 5번 정도 가시를 빗었습니다.


10번정도 빗은 것보다는 가시가 남아있었지만 가시끝이 둥굴해져 찔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모습은 영락없는 고슴도치였습니다.


“그래 이정도면 되겠다”


만족한 고슴도치는 용기를 내어 고양이집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를 만나 사과했죠


“저기 어제 심한말 해서 미안해…”


누군가에게 사과를 하는 고슴도치를 본적이 없던 고양이가 놀라 물었습니다.


“너 진짜 고슴도치야? 어디 아픈거 아니지?”


“아픈거 아니거든~ 그냥 어제밤에 깨달았어 내게 친구가 없던 이유는 내몸에 난 뾰족한 가시때문이 아니라 가시보다 더 아프게 찔러됐던 내 말때문이라는걸…”


고슴도치 고백에 고양이가 웃으며 손을 잡고는 사과를 받아줍니다.


“좋아 네 사과를 받을께, 그리고 나도 어제 미안했어”


고양이의 말에 고슴도치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그리고 둘은 손을 잡고 친구들이 있는곳으로 놀러가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제보다 가시가 많이 보인다 근데 날카롭지 않네?”


고양이가 묻자,


“응, 이정도가 좋은것 같아 진짜 털로 다 바뀌니까 진짜 내가 아닌것 같아서 싫더라구”


“맞아 고슴도치는 고슴도치일때가 제일 멋지지”


고양이와 고슴도치는 마주 보며 웃고는 멀리 보이는 친구들을 향해 손을 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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