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쓱쓱


젊은 시절,

새로운 것들에 온통 눈과 마음을 빼앗기며 살던 나에게

보통이란 당연함과 지루함 사이에 들어앉아

큰 의미 없이 시간을 덥석덥석 잡아먹는 블랙홀 같았다.


그러나 그 의미 없어 보였던 보통의 시간들은

나의 몸과 마음을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키워냈고

그것이 너무나 당연해 언급하는 것조차 귀찮지만,

그럼에도 지나온 뒤에만 깨닫게 되는 그 순수한 감사함을

매번 지나칠 수 없었다.


희한한 건,

또 그럼에도 보통의 하루들이 다시 시작되면


당연함과 지루함이 또다시 세트로 몰려오고

보통으로 시작된 하루가 충격적인 사건들로 얼룩져 삶이 너덜너덜해질 때가 되어야 비로소

다시 보통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를

팔푼이처럼 되새긴다는 것이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똑같은 후회를 거듭하며

똑같은 다짐을 되풀이하면서

스스로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웃음이 날 때가 많지만,


그래도,

그렇게 혼자 바쁜 나와 내 삶이

여전히 생생하게 팔딱인다는 것이 나는,

꽤 마음에 든다.


그러니까,

아주 보통의 하루를 살아낸다는 것은 결국

매번 몰려드는 지루함과 감사함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며

매 순간 생생하게 팔딱이며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그러니 과도한 의미 찾기나, 부담스러운 무게감은 훌훌 털어버리고

그저 나에게 주어진 아주 보통의 하루에 대해

생생히 팔딱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일이라는 생각.


그런 생각으로

나의 아주 보통의 하루를 기록해 볼까 한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