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단어와 단상_매(일)뭐(라도)쓰(기) 프로젝트_7월_8일차

by 쓱쓱

계절의 변화는 우리의 몸과 마음에 변화를 만든다.


몸으로 느끼는 계절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마음의 변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차가운 공기가 어느 순간 순해지는 봄이 오면 왠지 긴장했던 어깨가 살며시 풀리며 마음도 덩달아 순해진다. 겨울 내 앙상했던 나뭇가지 위로 작은 연두색 싹이 돋아나면 그저 마구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고 덩달아 자연의 한 부분인 자신을 응원하게 된다.

아침 햇살이 조금씩 강렬해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명들은 맘껏 자란다. 장마철 습기와 높은 온도가 성장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든다. 계절 중 가장 푸른 날들이 지속되면서 생산성이 높아진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자라고 번성하는 자연을 보며 선량한 도전을 받는다.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것을 가장 정성스럽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차오른다.


여름 내내 성장을 위해 냈던 열심은 열매를 남긴다. 화려한 꽃도 풍성한 잎도 차가운 바람을 맞고 사라지지만, 생명은 비로소 자신의 본질을 증명한다. 사과나무는 사과를 맺으며 감나무는 감을 선보이며 존재를 증명한다.

화려함이 사라진 후 남겨진 본질을 대면하며 나의 열매를 생각한다. 어떤 모양의, 어떤 성질의,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 열매인지를, 아니 그전에 과연 열매라는 것이 있는 지를.

비록 보잘것없어 보이는 열매라 할지라도 일단 맺었다면 그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은 과정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상당한 시간을 통과하고 수많은 외부적 변수를 온몸으로 맞으며 견뎌 온 자신만의 순간들이 만들어낸 가치는 나름의 빛을 발한다.

이후 차가운 공기와 혹독한 시련이 시작되는 겨울엔 마치 모든 것이 사라진 듯 보인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한순간에 리셋된 모습은 허무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반복되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이제 우리는 알고 있다.

전멸한 듯해 보이는 생명의 기운이 실은 얼마나 강렬하게 움직이고 있는지.

비록 지금 웅크리고 있지만 실제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힘을 모으고 있는지.

매번 계절은 우리에게 그 누구보다도 성실히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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