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단상_매(일)뭐(라도)쓰(기) 프로젝트_7월_9일차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지치게 만드는 잔소리를 하는 도중 순간 현타가 온 내가 물었다.
“근데 이건 좀 아니지 않니? 엄마도 듣기 싫은 잔소리는 정말 안 하고 싶다. 나도 내가 하는 잔소리가 너무 싫은데, 듣는 너는 얼마나 싫겠니. 안 그래? 그러니 제발 우리 서로 좀 돕자. 엄마는 진심으로 잔소리 같은 건 정말, 진정, 진심 안 하고 싶어. “
방바닥에 옷을 벗어 놓지 말라거나, 방에서 먹은 음식은 제발 바로 치우라거나, 그래도 우리가 만물의 영장인데 음식을 먹을 땐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자잘한 잔소리부터 삶은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왜 스스로의 가능성을 미리 제한하면 안 되는지, 사람을 대할 때는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지, 궁극적으로 공부는 왜 해야 하는지, 거대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에서 매일의 힘이 왜 중요한지.
아이들의 표현대로 일명 교장 선생님 훈화 같은 잔소리를 늘어놓으면 딸들은 ‘아, 또 시작됐네.’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 초점이 나간 눈으로 멍하니 앉아 있는 아이들을 보면 여지없이 또 현타가 오는 것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잔소리인가.
조금이라도 나은 습관과 가치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쏟아붓는 잔소리가 어쩌면 부모 자신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한 행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또다시 그런 생각에 도달하면 문득 스스로가 참 후져 보이는 것이다.
어느 날, 진심으로 이러한 현타가 제대로 왔고 스스로 의기소침해져서 아이에게 물었다.
“아… 이렇게 또 잔소리하는 엄마 진짜… 별로다. 내가 생각해도 참 별로야. 그지? 그래, 엄마가 이제부터 진짜 아무 말 안 할게.”
그런 나를 가만히 보던 큰 딸이 내게 말했다.
“근데, 엄마! 그래도 그거 알어? 엄마의 잔소리는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느새 단수가 상당히 높아진 큰딸.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매번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 심정이 되지만 그저 마음 만은 조금이라도 전달되길 바라는 것은 결국 또 나의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