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단어와 단상_매(일)뭐(라도)쓰(기) 프로젝트_7월_11일차

by 쓱쓱

계절의 여왕 5월은 축제와 너무나 잘 어울렸다.


연두색 나뭇잎들이 그 연한 얼굴을 열심히 내밀면 주변 공기가 몽글몽글해지며 가슴을 사정없이 두드렸다.

철저한 금남(禁男)의 장소인 여대 안에서 자유롭게 남자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축제는 엄청난 의미가 있었다.

젊음은 지침이 없었고 달아오른 체온과 취기로 축제의 밤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캠퍼스 여기저기에서 불규칙적인 웃음소리가 들렸다. 수줍고 조심스러운 것 같다가도 이내 폭소처럼 터지는 웃음소리가 누군가와 함께 있음을, 그 순간 함께 있는 그이와 행복함을 알리고 있었다.

특히 대학 신입생들에게 첫 축제는 자유와 해방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입시를 준비하며 꾹꾹 눌러왔던 소외된 욕구와 억압된 본능을 합법적으로 분출할 수 있는 기가 막힌 기회였다.

축제는 그렇게 사람들 안의, 밖의 경계와 틀을 해체했다.

해체되는 것은 필연적으로 위험을 동반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짜릿하다.

축제를 통해 사람들은 모여 열기를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나누다 조금씩 서로의 경계를 넘나 든다. 각자의 경계 안으로 들어오고 들어가는 동안 긴장감이 돌긴 하지만 이내 안전함을 느끼며 덩어리가 된다.

이때 음악과 춤, 술과 음식은 잘 마른 장작이 된다.

축제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이것들은 열심히 태워진다.

그러고 보니 축제가 축하와 제사의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은 왠지 매우 적절해 보인다.

젊음을 축하하고 자유와 해방을 축하하고 우리가 마침내 한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음악과 춤과 술과 음식이 바쳐지며 정성이 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삶을 축제처럼 산다는 건 매 순간 축하할 거리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고 동시에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바치며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사실 이 포인트만 명확하다면 축제는 언제 어디서든 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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