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단상_매(일)뭐(라도)쓰(기) 프로젝트_7월_18일차
비밀을 간직하는 일은 마음의 품이 상당히 많이 드는 일이다.
특히 나만이 간직해야 할 것만 같은 비밀은 더욱 그렇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만 간직해야 한다는 것은 마음의 부담을 전적으로 혼자 져야 한다는 것과 같다.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과 절대로 공유될 수 없다는 것은 우리를 외롭게 만든다. 그래서 비밀을 간직한 사람은 대부분 외롭다.
절대적 고독 속에서 비밀을 혼자 되뇌어하는 순간은 우리가 결국 혼자라는 사실을 처절하게 느끼게 한다. 때문에 우리는 종종 그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간직했던 비밀을 슬그머니 풀어놓는다.
"이건 비밀인데" 또는 "너한테만 알려주는 건데"
이러한 형태를 전제로 드러나는 비밀은 사실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된다.
실제 내 귀에 들어온 비밀은 비밀의 속성을 이미 상실한 일종의 정보다. 누군가에게 말해지는 순간 비밀의 결계가 해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건 비밀이야.’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된다.
비밀을 알려주는 사람도 비밀을 알게 된 사람도 왠지 서로에게 특별해지고 그래서 친밀해진다.
그 순간만큼은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두 사람만의 세계가 형성되고 뭔가 끈끈한 밴드가 서로에게 둘러진다. 비밀을 통해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매우 강하게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되면서 그 가치를 발한다.
그러니 비밀을 알려주면서 반드시 그 비밀이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혹은 비밀을 누설했다고 그를 비난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비밀은 일차적으로 드러나야 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그저 비밀을 공유하는 순간의 연결감과 짜릿함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마음이 있으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