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단상_매(일)뭐(라도)쓰(기) 프로젝트_7월_22일차
기대를 품는다는 것은 실망의 가능성이 늘 따라다니긴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근본적인 힘이 된다.
삶에서 기대하는 바가 없다면 감정적 소모는 덜 할 수 있어도 그만큼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무력하다는 느낌은 움직임을 멈추게 하고 움직이지 않는 유기체는 결국 소멸된다. 따라서 기대는 유기체를 지속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동인이 된다. 그렇기에 기대는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조금씩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사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기대가 품고 있는 희망 때문이다.
기대했던 것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고, 기대했던 것만큼 마음을 나눌 수 없어 실망하면서도 우리는 기대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마치 생존에 필요한 본능처럼 우리는 실망하더라도 다시 기대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처럼 비효율적인 활동도 드물 것이다. 실패한 과거 데이터를 기반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면 마음을 접고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효과적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비효율적인 시도를 반복한다.
이번에는 잘 될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나의 진심을 알아줄 날이 올 거야.
하지만 이처럼 기대할 때마다 우리는 늘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우리가 수많은 실망과 아픔을 경험하면서도 기대를 멈추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며칠 전 지원한 서류전형 발표 결과 떨어졌음을 확인했는데, 얼마 뒤 면접에 참여할 수 있겠냐는 전화를 받았을 때 사라져 버린 줄만 알았던 기대가 삽시간 차올랐었다.
산 넘고 물 건너 먼 길을 찾아가 오늘 드디어 면접을 봤는데 최종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기대를 품고 지원했고 떨어졌음을 확인한 후 실망스러웠지만 인연이 아니겠지 추슬렀다. 그러다 갑자기 다시 면접 통지를 받았을 때 그 기대감은 처음보다 더 컸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실망감.
하드 트레이닝 같은 하루를 보내며 끊임없이 기대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문득, 그렇게 기대하며 실망하지만 그럼에도 또다시 기대하며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내가 꽤 근사하게 느껴졌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어떤 상황이든지 기대하기를 멈추지 않는 그런 나를 끝까지 잘 지키자고 스스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