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단어와 단상_매(일)뭐(라도)쓰(기) 프로젝트_7월_29일차

by 쓱쓱

우리 집에 1인 1 스마트폰 시대가 실현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자각이 들 때 즈음, 가족 밴드를 만들었다.


이는 인터넷 가상 세계의 막강한 영향력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내적인 측면을 보호하기 위한 미약한(?) 몸부림의 일부였다.

가족 밴드에 매달 미션을 만들어 최대 참여자에게 거금의 수상을 하겠다는 야무진 떡밥도 열심히 뿌렸다.


그렇게 만든 미션 중에 감사일기 쓰기가 있었다.

매일 하루가 마무리될 무렵 하루 동안 감사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적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매일 한 가지 이상 감사한 것들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나는 생각보다 감사한 것들이 참 소소하지만 근본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사랑하는 가족들 모두 오늘 하루 무사히 건강하게 지켜주심에 감사,

오늘 또다시 새로운 하루를 주심에 감사,

가족이 함께 좋아하는 고기를 먹으며 외식을 할 수 있어서 감사,

첫 상담을 잘 마칠 수 있어서 감사,

둘째의 기침이 많이 호전되어 감사,

긴 시간을 함께 지나온 소중한 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


감사할 내용들은 매일 매 순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감사란 감사한 것이 생겨야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감사할 때 감사할 것이 생긴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결국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사람도 물론 훌륭하지만, 감사할 것을 찾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쉽지는 않다.

삶이 전방위로 막혀 있는 것 같을 때 감사를 찾기란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주 작은 감사의 제목을 발견할 수 있게 되면 상황은 매우 빠르게 뒤집힐 수 있다.

나는 우리 모두가 아주 작은 감사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계속 소소하지만 본질적인 감사의 내용이 늘어날수록 감사할 것들이 배로 늘어나는 마법 같은 일들이 나에게,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구 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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