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보다 6개월쯤(?) 어려 보이는 얼굴에 비해 머리에는 노화가 빨리 찾아와 30초반 즈음부터 흰머리가 났던 걸로 기억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여기저기 살피고 다듬어야 할 게 많아진다.
뭐, 별 수 있나. 한 눈 판 새에 흰 머리 한 올 더 생길세라 계속 살펴봐야지.
회사 책상 모니터 옆에는 뒷자리에서 누가 다가오나 감시할 겸, 거울을 하나 놓아두었다. 위치상 아래에서 위로 내 얼굴을 비추는 거울, 거울, 거울...
그 각도에서 잘 보이는 콧구멍에 먼지가 포착된다. 잘못해서 코를 후비는 사람처럼 보이면 안 되니 조심스레 흥 하고 콧김을 뿜어본다.
꿈쩍없네?
어쩔 수 없이 손끝으로 먼지를 톡톡 건드려본다.
이렇게 단단히 붙어 있다고?
정체를 알아보려고 거울을 콧구멍 가까이 들이밀어 먼지를 살펴본다.
세상에,
먼지가 아니라 "흰 콧털"이네?
숨 쉴 때마다 먼지처럼 나풀나풀대는 나의 흰 콧털.
퇴근해서 집게를 집어 들고 핸드폰 불빛을 켜서 환히 비춘 후 사정없이 흰 콧털을 뽑아낸다.
손끝까지 퍼지는 저릿함. 눈가에 맺히는 눈물 한 방울.
세월은 가만가만 몰려와 콧구멍 속까지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