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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의 담소 Oct 22. 2023

꿈에서 깬 앨리스

현생으로 돌아오다

미국에서 돌아와서 바로 휴학계를 냈다.

 
 이전엔 친구들과 대학 생활을 보내고 싶어서 휴학계를 내기가 겁이 났다. 그러나 관계에 목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 돈을 모아서 세계여행을 가기로 다짐해서 휴학계를 냈다. 그런데 막상 돈을 모으고 보니, 이전만큼 세계여행이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세계여행을 가서 독립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보고 싶었는데, 버라이어티 한 삶을 이미 미국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아둔 돈으로 미국에서 친해진 친구를 보러 중국에 갔다. 고작 몇 개월 지났다고 친구와 어색하면 어쩌지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 예전의 나라면 혼자 비행기를 타고, 언어도 안 되는 나라에 겁도 없이 기차 타는 일 따윈 못했을 것이다. 먼 길 떠나 친구를 만났고, 중국친구는 전과 같이 환하게 웃으며 팔짱 끼고 부모님께 나를 소개해주었다.


한 학기 휴학 후 복학도 바로 했다.

 미국에서 웬만한 건 다 A나 A+를 받았지만, 지각이 잦았던 강의는 F를 받았다. 그래서 F과목을 재수강하느라 고생을 했다. 확실히 영어가 늘어와서, 강의 과제나 시험을 이전보단 어렵지 않게 해결했다.


 현생으로 돌아올 때, 나는 꽤나 겁이 났다. 인생에 다시 그렇게 빛나는 순간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삶이 아무리 힘들고 고단해도, 어느 순간 빛나는 순간을 또 마주한다는 것을 7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안다. 그래도 만약 나에게 시간을 돌려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미국 교환학생 시절을 꼽는다.


 나의 미국 교환학생 기를 그 시절을 함께한 친구들과 도전이 겁나는 사람들에게 보내고 싶다. 누구든 할 수 있다. Baby step. 아주 작은 발자국만 나아가면, 커다란 세계를 마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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