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업플라이 유연실 Apr 08. 2016

Lesson 6: '스타트업', 그 정의의 오만함

여섯번째 실수: Small business에 대한 편견

Lesson 1: 아줌마 vs 사업가에서도 고백했지만, 난 있어보이는 비지니스 스쿨엔 시원~하게 다 떨어졌다. -_- 그래도 죽으란 법은 없었는지 Plan B로 지원한 곳에 입학 허가를 받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한참 고민했었는데 그때 우연히 읽은 책이 "부의 추월차선"이었다. 이 노골적인 책은 8년간 대기업 경력으로만 꽉 채운 20대/30대 초반의 시기를 너무 아깝게 느껴지게 했고, 내 시간과 맞교환해야 했던 월급의 족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기름을 부었다. 그래서 뽀대가 나건 안나건 1억 5천의 '본전'을 뽑기 위해서 다시 월급쟁이 생활로 돌아가기 쉬운 MBA에 대한 오랜 로망을 깨끗이 접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빨리 돈 벌수 있는 사업 모델'에 대해 큰 중점을 두었다. 그는 일정 수준이 되면 "구조"와 "시스템"이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가 하와이에서 칵테일 마시면서 태닝하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그런 비지니스 (말은 쉽다 -_-). 부동산, 책,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 대표적인 예이고, 서비스를 기반으로하는 소규모 기업은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루기 힘들기 때문에 여기에 속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한 동안 그의 이론에 동의했다. 코딩 한 줄 못쓰는 주제에 기술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을 했고,

그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Startup이 아니라
서비스 기반의 Small Business 아니야?


라며 무식과 시건방을 합친 멘트도 날려 본 적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관점은 계속 진화하고 있는 '스타트업' 정의 자체에 상당히 모순된다는 점이다. 누구는 스타트업을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업이라고 정의했고, 누구는 기존 산업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이고 파괴적인 제품/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조직이라고 표현했다. 즉, 웹이나 모바일의 편리함이 아니더라도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빠르게 업계에 판도를 바꾸는 기업이라면 폭발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스타트업이라는 말이다. 함부로 어떤 회사는 Startup이고, 어떤 회사는 Small Business 라고 규정 지을 수 없고, 그들 또한 그 상태로 머물러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여섯번째 실수: Small business에 대한 편견

기존 사업의 혁신 가능성에 대해 좀 더 열린 시각을 가졌었더라면 아마 난 처음부터 개발자한테의 의존도가 아주 낮거나 거의 없는 접근 방식을 택했을거다. 남에게 의존도가 낮은 아이템과 접근 방식은 시작과 진행이 비교적 쉽고, 인력 관리가 좀 더 수월해 진다. (생각해보면 이건 당연한거다. 요리를 전혀 못하는 사람이 비싼 주방장을 고용해서 사업하는 것보다, 요리를 하는 사장이 초반에 살아남기가 쉬운 것처럼.)


그래서 아직 스타트업을 시작하지 않았고 여러 아이디어 중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독특한 가치를 제공하면서 기존 산업에 도전한 몇몇 스타트업을 공유하고자 한다.


1. THINX  - 생리용 팬티 (Period Panties)

THINX 광고 이미지

한국에서도 몇몇 대기업들이 "위생팬티"를 출시했지만, 대부분 제품은 방수포를 덧데서 할머니 팬티 같은 사이즈에 디자인은 최대한 촌스럽게 하려고 애쓴거 같다. (진짜 이걸 10대-30대 여자들한테 팔겠다는거지? -_-)
얼마전에 Facebook 광고를 통해 우연히 알게된 미국의 THINX는 최대한 단순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집중하면서 기능성을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100조원이 넘는 레드오션인 속옷 시장에, 파격적인 제품으로 공룡 기업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들은, 이미 소셜미디어에서 꽤 많은 블로거들이 사용후기 올리면서 대신 마케팅해주고 있다. 누가 과연 이들을 성장이 제한된 소규모 제조업 회사라고만 단정할 수 있을까?
(자매님들이여, 진정 하나 사보고 싶지 아니한가?)


2. 잼있는 인생 - 시작은 쳐발리나 그 끝은 달콤하리라

어느날 우연히 동생을 통해 전달받은 이 스토리 펀딩을 읽으면서 나는 엄마 미소가 떠올랐다. 토익 670점으로 졸업해 비정규직의 삶의 살다가 번쩍 떠오른 시상을 근거로 사업을 만들어가는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고, '팍팍한' 삶을 진단해 알맞는 '재미(잼)'을 처방한다는 브랜딩도 기발했다.


잼있는 인생 제품들

또 브랜딩도 브랜딩이지만, 우유가 들어간 블루베리 잼이라던지, 얼그레이/녹차/수국차등 쌉쌀음한 맛을 이용한 잼등 분명 기존의 제품과 차별성으로, 일상 생활 용품을 '선물 용품'으로도 변화시킨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키울지 기대된다. (화이팅하세요! :))


3. Caskers - 위스키파는 변호사들


온라인 쇼핑이 이미 지배하는 시장에서 술을 파는 웹사이트는 아마 하늘의 별만큼이나 널렸을거다. 더구나 미국처럼 Everything Store를 표방하는 Amazon 제국과 거대 식료품 대기업들의 가격 공세가 엄청난 곳에서, 누가 소규모 웹사이트에서 술을 판다고 했다면 아마 거의 망한다고 생각하는게 대다수 일거다.

하지만 난 이변호사들의 *실험 정신*이 이들의 제품과 브랜딩을 변화시켰다고 생각한다. 사악한 가격의 희귀 위스키를 주문 받아 파는 concierge 서비스부터, 스트레스 받은 남자들이 판치는 스타트업에 매달 정기 구독 서비스까지, 이런 독특한 판매 방식으로 인해 이들은 결국 수십억의 판매수익을 내며 매각됬다. 평범한 e-commerce도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이 될 수 있다는 참으로 아름다운 얘기다.



세상은 넓고 사업거리는 널려있다. 아무리 레드 오션이라고 할지라도 그 틈새에 내가 다르게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 문언가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해 나가는 것. 그 것만으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다음 편에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Lesson 5: 쫄지마, 아웃사이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