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정말 많이 들은 단어는 뭐니뭐니해도 'Community'(단체, 지역사회) 인것 같다. 미국의 거의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We're trying to build a community"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정치 얘기가 나오면 빠짐 없이 나오는 말은 누가 얼마만큼 community에 기여를 하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떤 요가 스튜디오를 가도, 어떤 제품을 이용해도 본인들은 단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고객들과 community를 만들어 간다고 호소한다. 심지어 인터넷 포럼에서 어떤 게이 아저씨가, 요즘 게이들은 게이community에 기여하지 않다며 이기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놀란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미국인들이 이렇게 커뮤니티에 문화에 집착하는 이유가, 다양한 인종이 모여있는 나라여서 동질감을 느끼는 그룹에 속함으로서 아이덴티티를 찾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자신과 공통점이 있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이 가고, 그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해서 비슷한 관심사로 집단을 형성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는 다는 것은 생각만큼 만만치가 않다. 아니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지난 10개월간 한 수많은 삽질 중 메이저 삽질은, 내가 제품을 만들고 나면 소셜 마케팅으로 1-3%를 전환율 쯤이야 기본으로 뽑겠지라고 착각한 점이었다. 제품 아이디어에 동의하는 것과 그 제품을 좋아하는 것의 차이는 실로 엄청 크고, 또 그 제품을 좋아하는 것과 구매하는 것의 차이는 그 배가 된다. 제품에 대해 열열히 동의해주고 좋아해주는 코어 집단이 없다면 소셜 마케팅이란 그저 벽에대고 혼자 얘기하는 꼴인 것이고, 그들의 힘이 없이는 새로운 고객에게 다가가는 길도 멀고 험난하다는 진리를 알게 되었다.
첫 브런치 미팅으로 만난 엄마들과 몇 번의 meetup을 개최한 후 나는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서 샌프란의 특정 지역에 살고 있는 엄마들을 초대하기 시작했다. 나는 잠재 고객을 만나는 비지니스맨이 아닌 그들의 친구가 되어, 그녀들이 무얼 월하는지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더 자세히 알아 가기로 결심했다. 첫 번째 노력으로 그룹 멤버들에게 내 자신의 모든 것을 솔직하게 까기로 했다. 내가 어디서 어떻게 온, 무슨일을 하던 사람인지 왜 낯선 나라에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전부 다.
아직 마케팅의 'ㅁ' 도 모르는 나는, 정교하고 세련된 마케팅인 무엇인지 잘 모른다. 다만 진실성이 담긴 교류는 꽤 강력한 힘들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포스트로 인해 몇몇 엄마들이 나에게 쪽지나 이메일로 우리 "커뮤니티"를 위해 여러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어 너무 기쁘고 고맙다고 말해 주었다. 역시 서비스의 기본 목적은 편리한 웹사이트나 앱 자체가 아니었다. 고객이 원하는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주 이고 그것을 담는 그릇은 그 수단일 뿐인 것이다.
아무리 메이저 삽질을 많이 해왔다고 해도 앞으로 또 계속되겠지. 가정하고, 실험하고, 또 고쳐나가고. 하지만 매도 몇번 맞아보면 맞는 요령이 생긴다고 이젠 쫌 이 단계를 조금 더 빠릿빠릿하게 해쳐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행복한 착각이 드는건 사실이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