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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플라이 유연실 Sep 29. 2016

내 자식에게 반드시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고 싶은 이유

임신 사실을 알게 된지 며칠 후 남편은 내게 물었다. 

아기 태어나기 전에는, 나 회사 그만두면 안되겠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은 미국의 의료 체제는 한마디로 쉣이다. 보험 없이 (또는 아주 싼 보험으로) 큰 병이라도 걸리면 집 날라가고 퇴직금 날리는 건 기본이다. 그런 미국에서 회사에서 대주는 빵빵한 보험 없이 애를 낳겠다는다는 건, 돈 날리고 싶어서 안달이 났거나 아니면 정신이 나간 걸거다. 보험없이 자연 분만한다면 몇 천만원 들 것이고, 만약 복잡한 수술이라도 하게 된다면 몇억은 우습게 된다. 그래서 만약 남편이 회사를 나와 프리랜서가 된다거나 사업을 하게 되면 우리는 사보험으로 월 180 만원 정도는 (인당 $8-900) 쓸 각오는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남편에게 말했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아기 핑계대지 말고 저질르라고. 아깝지만 얼마 동안은 사보험에 돈 쓰면되는 거고, 그 이후에는 한번쯤 꼭 살고 싶었던 태국이나 인도네시아로 이사가면 된다. 꼭 외국인들이 사는 럭셔리한 콘도에 안 살면 몇 년은 고용되지 않아도 저금해 둔 돈 까먹으면서 해보고 싶었던 일 하면서 충분히 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나는 내 아이에게 우리가 자식 때문에 포기하며 살았다는 부담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실은 우리 양가 부모님들은 우리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안정만 생각하며 평생을 살아오셨기 때문에 우리 부부의 삶을 전적으로 이해하진 못하신다. 우리가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싱가포르를 떠났을 때에도, 남편이 더 할나위 없이 좋은 현재 직장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서도 당신들에겐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긍정적으로 보면, 우리 부모님들이 힘들게 노력한 결과 우리 부부는 먹고 사는 것 그 이상을 원하는 삶을 살게되었다. 하지만 난, 우리 부모님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지 못했던 것들을 가르쳐서 내 자식들이 우리보다는 좀 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 아이에게 제일 가르치고 싶은 것은 기업가 정신이다.

Shark Tank에서 아빠와 함께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는 14살 소년


한국에서도 IMF 이후 매년 최악의 실업률이라고 말하지만, 앞으로 한 동안 이는 변하지 않을거다. 다른 곳은 잘 모르겠지만, 미국 Tech 업계에 근무해보면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지금하고 있는 업무를 더 쉽고, 더 빠르고, 더 편리하도록 개선시키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지금 10명이서 한 달에 걸쳐 끝낼 수 있는 일을 5명이서 2주에 끝낼 수 있도록 프로세스나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더 적은 인력으로도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우리가 일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고용률은 점점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 물론 업계/업무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렇게 시대는 급속도로 변하는데, 지금 우리 세대들이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관은 우리 할머니/할아버지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아직도 좋은 대학교가서 대기업이나 공무원을 바라보며 안정한 삶을 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직장에서 몇 년 굴러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말하는 이 '안정'은 허상이다. '평생 직장'도 존재하지 않지만, 이제는 '평생 직업'도 존재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앞으로는 다른 사람이 나에게 "일을 주는"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고, 우리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자신의 "일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야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비싼 수업료를 치른 후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을 만드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는 경험을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 했을 때 전혀 다른 시각을 갖게 된다. 물론 회사의 안락함과,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의 소중함을 뼈져리게 느끼게 되지만, 이 보다도 더 큰 배움은 바로 사업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이다. 이걸 갖게된 후에 다시 큰 조직에 들어간다해도, 그 사람은 예전과 같을 수가 없다. 내가 무슨 일을, 어떻게, 왜 해야하는지 너무 잘 알게되었으니까. 또 생존을 위해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려야하는지 보이니까 말이다.

내년에 태어날 내 딸에게는 말해줄 것이다. 실패를 무서워하지 말라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호기심을 갖고 시도해 나가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가면 된다고.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의 즐거움도 알아가라고 말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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