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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플라이 유연실 Jan 06. 2017

모든 고객에게 사랑받으려고 노력하면 안되는 이유

업플라이 런칭한지 3개월째 되는 오늘은 1월 5일!!  


확실히 배경 지식이 전혀없어 여기저기 쥐어터지기만(?) 했던 첫번째 프로젝트에 비해, 이번 프로젝트는 초기 사용자들의 니즈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좀 더 깊이 고민할 여유가 생겼다. 여기엔 물론 10년 동안의 내 경험을 녹여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더 큰 이유는 아마 목돈을 들여 앱을 개발하는 것도 아니니 몇몇 초기 가정들이 다르게 검증되어도 불안한 마음보다는 '어라.. 이거 신기하네...' 라며 들여다 볼 수 있는 편안한 마음가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런칭한지는 3개월 밖에 안됐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1,178명의 이메일 구독자를 확보했기 때문에 초기 구독자들을 통해 콘텐츠 방향을 잡아갈 수 있었다. 신기한건, 아니 어쩌면 당연한 거겠지만, 내가 야심차게 준비한 몇몇 포스트들은 맥아리 없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또 별 기대없이 만든 포스트들이 꽤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처음 의도는 외국 채용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에 있는 친구들을 도와주기 위해서였는데 의외로 미국, 동남아, 유럽 등 생각지도 못한 곳의 사용자들이 더 높은 참여율을 보이는 것도 재미있었다.


SimilarWeb, Google Analytics, MailChimp를 확인해 보면 방문자 수로 보나 이메일 구독자 수로 보나 언제나 1위는 한국인데, 뉴스레터 Open/Click Rate (참여율)으로 보면 늘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1위를 차지한다 - 그것도 꽤 앞도적인 차이로. 한국의 구독자들은 매번 2위 심지어 3위가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이메일이 주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점점 기능을 잃고 있는걸까? - 아직도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 문제는 이렇게 생각치도 못한 방향으로 물꼬리가 트이니 점점 욕심이 났다는거다. 빨리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니즈까지 모두 보고 싶다는 욕심. 그래서 형편없는 마케팅 ROI를 보이고 있는 네이버 포스트도 완전히 놓아버릴 수 없었다.


언제나 멋진 쉐릴 언니도 말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고.


하지만 이러한 욕심은 업플라이의 인기 기사 비전공자도 도전할 수 있는 IT 업계 5가지 직업이 "네이버 모바일 JOB"의 메인에 게재되었을 때 내려 놓을 수 있었다. 12월 18일 날 이 포스트가 소개되니 네이버 포스트의 페이지 뷰는 5만 8천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중 업플라이 사이트로 들어와 기사를 제대로 읽은 사람은 4천명 남짓(약 6.8% 전환율) - 이 4천 명의 이메일 구독률은 1.4% 미만이었다. 이것도 모든 구독자가 이 루트를 통해왔을 때라고 가정했을 경우니까 실제로는 더 낮을 확율이 크다.


물론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한 내 포스트가 아무런 context 없이 네이버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됐기 때문에, '헬조선'에서는 불가능한 얘기 왜 올렸냐, 좀 더 한국 실정에 맞는 기사를 써라는 등 악플이 달리기도 했다. 제대로된 타겟팅이 이루어지지 않고 무작정 폭 넓은 그룹의 대중에게 다가갔을 때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내가 이때 정신차리지 못하고 의미없는 트래픽에 좀 더 목을 맸다면 아마 현재 가장 중요한 Focus Group에도 영향이 갔을 것이다. 자신에게 딱 맞는 컨텐츠가 아니라면 그건 그냥 인터넷에 그저 그렇게 떠돌고 있는 쓰레기가 될테니까.


초심을 잃지말고 멀리 봐야겠다. 작게, 또 아주 작게. 

그 가느다란 니치 마켓을 깊이 파고들어, 내가 고퀄리티의 도움을 줄 수 있는 특정 사람들을 최고로 만족시키는 것. 그 이외의 잡음은 다 꺼야겠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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