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의 철학사냥에서 철학의 목적을 제시한다. 첫 번째가 미래 예측이다. 우리는 미래를 전망하고 이를 대비하며 살아간다. 과학은 거의 미래 예측학문이다. 물질의 거동을 알려주는 방정식들이 있다. 뉴턴 방정식으로 별들의 궤도를 구했고 이후에 발견된 많은 방정식도 미래를 예측한다.
그러나 철학이 관심을 두는 사회는 한층 복잡하다. 법과 제도도 수시로 바뀐다. 도대체 내년을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도 미래 예측 요건을 완화할 의도는 없다. 복잡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사회도 예측할 가능성도 있다. 철학으로 예측되지 않은 이유를 규명할 수도 있다.
크로의 철학사냥은 미래를 예측하지만 어려운 점에 대해 타당한 이유를 제시한다. 과학적 방식으로 예측이 어려움을 설명한다. 과학으로 무장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운세나 사주팔자와는 전혀 다르다. 크로의 철학사냥은 운세와 사주팔자를 퇴출시키려는 철학이다.
이렇게 노력했지만 크로의 정원에서 나의 예측은 빗나갔다. 이중 비닐을 하고 첫째 해에 비닐하우스가 너무 더워 내부 비닐하우에 검은 차광막을 덮었다. 문제는 3년째 되는 해에 발생했다. 비닐이 천장부터 찢어지기 시작했다. 한 달이 지나자 천장 전체가 완전히 두 조각났다. 원래는 5년짜리 비닐인데 차광막에서 축적된 열 탓에 비닐이 손상을 입었다.
맞다. 저가 lg화학에서 8년 근무했으니 이 설명은 충분히 이해되었다. 알고 있음에도 차광막을 덮을 때 이를 전혀 예상 못했다.
미관을 위해 찢어진 비닐을 걷어냈다. 다시 비닐을 칠 때를 고려하여 시공 힌트를 주는 부분은 남겨두었다. 첫 경험이니 흔적도 중요한 정보가 된다. 비닐 감는 방향, 비닐이 시작되는 높이 등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것이 위협이 될 줄이야. 장마가 무섭게 내리던 날 이웃집 농부가 와서 해체시키던 비닐개폐기를 작동시켰다. 무심결에 스위지를 올렸는데 주변 설비까지 손상을 시켰다. 해체하면서 스위치까지 작동되지 않도록 단두리를 해야 했는데 너무 안일했다.
모든 일은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내가 아니라 타인이 조작하는 시나리오까지 예상하여 조치를 해야 한다. 그렇게 강요했지만 내가 비닐하우스를 처음 짓다 보니 잠재된 위험요소를 너무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