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에게 꼭 읽어야 할 100권을 그려달라고 하니 표지와 같은 책을 추천한다. 진짜로 출판된 책인지 살펴보았지만 내 눈으로 확인이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시 그려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다. 결국 읽지 않을 책이니. 뻔뻔스럽게 필자가 쓴 "크로의 철학사냥"이 있는지도 살펴보았다. 당연히 없다.
필자는 과학 칼럼을 쓰고 철학 책도 썼지만 고전을 거의 읽지는 않았다. 과학만 파느라 정신 연령이 떨어져 고전을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흥미 위주의 내용이 아니면 작가가 추구하는 주제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공감이 되지 않으니 부담으로 다가왔다.
크로의 철학사냥에서 저는 인류 문명의 사상사를 과학 관점에서, 철학관점에서 살폈다. 이 관점으로 살펴보면 놓졌던 고전의 의미가 정확히 다가왔다. 니체의 초인은 다윈의 적자생존 이후의 사회분위기를 대변한다. 적자 생존 자는 초인이 될 수 있는 인식이 팽배할 때이다. 니체의 영원회귀는 과학에서 시간이 반복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고두 되고 있을 때이다.
대부분 고전은 당대의 문화나 의식을 반영한다. 그 맥락 위에 작가는 한 발 앞서가면 자신의 창작열을 발휘한다. 독자는 당대의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 고전을 읽으니 고전이 어렵다.
작가는 한 발 앞서가는 상상력을 보여주지만 그 맥락을 작자가 잘못 읽을 때 고전은 이미 가치를 상실한다. 니체 이후 과학의 발전은 영원회귀는 없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따라서 영원회귀에 근거하여 발행된 니체의 고전은 의미를 상실했다. 굳이 책의 가치를 찾자면 SF 소설로서의 가치가 있다.
상당히 반발을 부를 주장이다. 욕먹을 김에 더 공격적으로 나아가면 철학사를 끼고 고전을 읽으라고 주장하고 싶다. 특히 크로의 철학사냥은 당대의 맥락을 정확히 알려준다. 100권을 고전을 살펴보면 크로의 철학사냥이 어느 책 보다도 그 시대의 사상사를 잘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