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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게 Sep 18. 2024

[연천]낫질

같이 살자!

온통 풀과 벌레

내가 없는 일주일 동안

제대로 각 잡고 살고 있는 

신난 너희들

내가 왔다


긴장하고 경계해야 돼

풀은 베어질 거야

그럼 너희들 살 곳이 순식간에 없어져

낫에 다치기 전에 

훠이


아니야 밭 피 밑동으로 숨으면 안 돼

거기로 낫 칼날이 지나갈 거야

훠이 저리 가

풀쩍

개구리 너도 훠이


난 곧 떠날 거야

또 일주일 동안 나는 없어

다시 평화가 오겠지?

아니다, 나 없을 때는 누가 대장이야?

그 질서 안에서 또 잘 살아봐


일주일 후 나는 또

너희 세계에 들어와 막 헤쳐놓을 거야

난 그럴 거야

나, 먹고살고, 누리고 살 거거든

너희는 하나도 납득이 안 되겠지만


같이 살아보자

그러니 다음 주에 내가 와서

낫질하기 전에

미리 알려줄 게

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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