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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Sep 21. 2021

한국 사람은 왜 중국보다 미국을 좋아해?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느낀 G2 대국의 선호도

자 당신은 이런 질문을 받았다.

한국 사람은 왜 중국보다 미국을 좋아해?

과연 어떠한 대답을 해야 하며, 어떻게 하면 납득을 시킬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나의 대답이 한국 사람들을 대표하는 말이 될 수 있으니, 일단 조심스러워졌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어 정말 모든 한국 사람은 중국보다 미국을 좋아할까?'

...

아무리 생각해봐도 미국보다 중국을 좋아한다는 친구를 내 주위에서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조금 마음이 편해져서 답을 했다. "왜냐하면, 한국 전쟁 당시 미국이 한국을 도와줬기 때문이야.."

휴.. 대충 넘긴 것 같다. 그럼에도 약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 대화 속의 질문을 누구한테 들었을까? 많은 구독자들은 중국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니다. 이 질문은 내가 처음 싱가포르에 와서 싱가포르 사람들을 만났을 때 들은 말이다.



과연 한국사람들이 미국을 더 좋아한다는 것은 내 주위 소수의 사람들의 의견일까? 어쩌면 내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나도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더 많은 사람들을 대표하지 못한 나의 실수일까?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무렵, 나는 한 자료를 보게 되었다. 전 세계에 나라들이 어떻게 중국을 보는가 하는 것인가. 호의적인지, 호의적이지 않은지 두 선택지로 나누어 설문한 결과이다.


중국에 가장 호의적이지 않은 나라는 과연 어디일까? 미국? 한국?

아니다. 2020년 기준, 일본이 86%로 가장 호의적이지 않았고, 2위로 유럽의 먼 나라인 스웨덴이 85%, 3위는 무역 갈등을 빗고 있는 호주 81%, 4위는 대한민국 75%이다.


이러한 통계로 보면, 내 주위에 중국에 호의적인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 어느 정도 납득 가는 수치이긴 하다. 하지만 이 통계에서 가장 놀라울만한 점이 있는데 바로 싱가포르가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중국에 호의적인 인구 비율이 많은 나라이며, 호의적이지 않다는 비율은 34%, 호의적이다라는 비율은 64%이다.


특히 COVID 이후로 중국에 부정적인 시선이 많이 늘어났다. 출처 : Pew Research Center


(이 통계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https://www.pewresearch.org/fact-tank/2021/06/30/chinas-international-image-remains-broadly-negative-as-views-of-the-u-s-rebound/




이러한 싱가포르 인들에 인식에 놀랐다면 한 번 싱가포르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이다. 싱가포르 2019년 싱가포르 인구 비율은 중국계가 76%, 말레이 15%, 인도 7.5%, 한국과 서양인등 모든 인종을 포함한 "나머지" 그룹은 1.5%이다. 


또한 언어를 알아보면 싱가포르는 영어권 국가이지만, 공식 언어는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인도)인 만큼, 다양한 언어를 들을 수가 있다. 영어로 모든 기반이 이뤄진 싱가포르의 많은 가정에서는 중국어로 대화하고 심지어 동아시아인 얼굴을 하고 있으면, 일단 중국어로 말을 거는 음식점 직원이나 상점 직원들도 많다.

(싱가포르의 언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brunch.co.kr/@yeontaemon/8


자 그렇다면 싱가포르의 인종 비율, 언어와 중국과의 관계는 무엇일까?

이 이해를 하려면 내가 1년간 미국 생활을 하며 보고 느꼈던 것을 설명해야 할 것이다. 나는 미국에서 1년 동안 있으며,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1세대, 1.5세대, 2세대 등과 얘기를 나눠보았고 그들이 미국의 교육을 받고 미국 문화에 완전히 녹아들었음에도 얼마나 본인들의 뿌리인 한국을 좋아하며, 그리워하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20대 초반에는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에 동화되고 한국인처럼 살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해외에 3년 이상 살다 보니 점점 나의 뿌리인 한국이 자랑스러웠고, 한국어를 잘할 수 있으며, 한국인의 문화를 가졌다는 것에 굉장히 감사하게 되었다.

아마 사람이 싫고, 한국의 직장문화가 싫고, 한국 사회의 갈등과 혐오가 싫어서 한국을 떠났던 사람들도, 오래 살다 보면 한 번은 조국을 생각하게 되고, 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따면 마음속으로 뿌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싱가포르에 중국인들을 어떨까? 동남아시아에는 굉장히 많은 화교가 있다. 실제로 이 화교들이 경제적으로도 굉장한 권력을 가지고 있고, 소위 꽌시라 불리는 커넥션을 통해 서로의 네트워킹을 만들어 굉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아직 해외 진출한 역사가 짧은 대한민국에서는 살짝 보기 힘든 형태의 네트워킹인 것 같다. 이들 중 각 나라에 완전히 적응해서 그 나라에 언어를 익히고 자원과 특징을 잘 살려 비즈니스로 성공한 화교도 있고, 우리나라 교포들이 LA에서 한인타운을 형성하고 한인들끼리 살듯이, 해외에서도 중국계들과 어울리며 현지 언어를 안 쓰고 중국어를 쓰는 화교도 있다. 그렇게 2세대, 3세대가 태어났고, 심지어 역사가 짧은 싱가포르의 경우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면 중국과 커넥션이 전혀 없는 집은 매우 드물 것이다.


또한 싱가포르에 중국계들은 본인들의 전통문화를 굉장히 잘 보유하고 있는데, 아직도 중국 명절들을 굉장히 챙기며 Hungry Ghost라는 제사 의식이나 한국에 추석과 같은 Mid-Autumm Festival도 챙기며, 곳곳에 많은 중국식 사원과 의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가게마다 문 앞에 중국 신들에게 바치는 음식과 향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중국계 싱가포르인 집에는 신을 모시는 공간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그들이 자신의 뿌리였던 중국에 호감을 가지며, 어찌 보면 약간은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2년 동안 살면서 느낀 점은, 중국을 생각하면 떠올리는 무질서함을 싱가포르에서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고 잘 정돈되고 통일되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하지만 이들 역시 중국어를 쓰고 중국 문화를 계승하며 살아가는 만큼 중국과의 관계를 띄어 놓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싱가포르에 살 계획이 있다면 항상 중국계들의 문화나 언어, 그리고 꽌시를 존중하며 살아야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것들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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