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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우리 Jun 19. 2022

영유아 교사 7년 차는 오버스펙이다.

다른 직군과 달리 이직 황금기를 너무 일찍 맞아버리는 특이한 직업



  유치원 교사, 어린이집 교사들은 취업률이 좋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혹시 이 글을 볼 수도 있는 학부모님들이 있다면, 자신이 만난 어린이집, 유치원 교사의 연령대를 유추해 보시면 좋겠다. 유치원일수록, 직장어린이집일수록 교사 연령대는 낮으며 민간어린이집일수록, 가정어린이집일수록 높은 연령의 교사를 많이 보셨을 것이다. 영유아 교사는 일반 기업 회사원들과 달리 20대에 입사하여 경력을 2-30년씩 쌓아가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젊은 20대 나이에 취업하여 5-6년 차 교사가 된 사람들까지 유치원과 직장어린이집, 또는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만나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만난 선생님들 중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계셨는데 무슨 소리야?" 맞는 말이다. 그러나 비율 상 나이가 있으신 선생님들이 20년 넘게 이 업계에서 일하시지는 않았을 확률이 높다. 계신 분들도 많지만 대개 40대 이후에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신 후 종사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업계의 주류가 되는 젊은 교사들은 다 나이가 차고 연차가 오르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것이 이 글의 맹점이다.


 흔히 유치원과 호봉제를 잘 맞춰주는 어린이집의 경우 5년 차, 더 넓게는 7년 차 이상의 '고경력'교사를 반기지 않는다. 경력이 많을수록 능숙한 경력자인데 왜?라고 생각하겠으나, 호봉을 많이 지급해야 한다는 이유로 취업시장 및 이직시장에서 번번이 밀려나는 처지이다. 회사원들은 경력이 오를수록 다른 기업에서 경력직으로, 연봉을 인상하여 모셔가려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상하게도 이 직업군은 그런 말을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직군에도 이직의 황금기라 불리는 시기는 있지 않겠는가? 겨우 7 차가 고경력이라면   차가 가장 이직이  되는 경력일까? 바로 2-3  교사이다. 이제 겨우 신입 딱지를  교사를 선호한다고? 말도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게 현실이다. 정말로  업계에서는  연차의 교사를 가장 반긴다. 공고를   애초에 우대사항에 명시해 놓는 곳도 적지 않다.


그야말로, 유치원  어린이집 직종에서 5-7  이상의 교사는 '오버스펙'이라는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스펙을 지닌 사람.  말인 , 보육  유아교육 업계 자체가 유아교육의 가치를  정도밖에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을 교육하고 보육하는 일을 하기에는 2-3  교사가 적당하다,  정도 연차면 충분하다는 소리가 아닌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교사를 갈아 쓴다고 말하기도 하는 업계 특성상 생각보다 처참한 현실을  눈으로 마주하게 되는데, 이런 기이한 현상은 정말로 다른 업계에서 느끼기 힘든 종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직 황금기를 지나 보낸 많은 교사들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을 경우, 높은 확률로 호봉이 동결되거나, 삭감되거나, 심하게는 시군구청 및 교육청에서 지급되는 처우개선비에만 의지하여 원에서는 최저임금만을 지급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할수록 그 가치가 인정받는 직업군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제 겨우 '저는 교사입니다'라고 말하며 열정에 불타올라 아이들을 만날 준비를 하는 초임교사가, 단 2년 만에 "내가 갈 수 있는 최고 직장으로 이직해야 해. 이번에 이직 못하면 좋은 곳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이직하기 힘들어질 거야"라고 고민하는 상황인 것이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이제 막 반년 정도 교사생활을 한 새내기일 뿐인데, 언제가 가장 이직을 하기에 최적기 일지를 고민하는 매 주말의 모습은 때때로 즐겁기도 하지만 씁쓸하기도 하다. 유아교사의 가치는, 경력이 더 쌓일수록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가치를 세상이 알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아이를 돌보며 가르치는 것도 '가르치는 것'이며, 가르치는 역할에는 적정 스펙이 있지 않다는 것 또한.


2022.06.19.pm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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