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 위의 작은 별똥별
보름달이 뜨던 밤, 동네 형들과 공터로 달려갔다.
양동이에 석유를 붓고, 깡통에 철사를 꿰어 돌리면
공기 속에서 불이 터지며 원을 그렸다.
그 불꽃이 어둠을 가르며 하늘을 그릴 때마다
우리는 세상을 새로 만드는 듯한 기분이었다.
불은 무서운 것이었지만,
그날의 불은 두려움보다 경이로웠다.
깡통을 돌리면 ‘휘잉’ 소리가 났고,
그 원 안에서 불이 꽃처럼 피었다.
형들의 얼굴 위로 불빛이 스치고,
그 빛이 바람을 따라 흔들릴 때마다
세상이 잠시 멈춘 듯했다.
“불장난하면 밤에 오줌 싼다.”
어른들의 말에 우리는 웃었다.
그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괜히 양동이를 멀리 두고 장난을 계속했다.
불이 그리는 궤적이 너무 예뻐서
그만둘 수가 없었다.
깡통을 세게 던지면
불꽃이 하늘로 흩어졌다.
짧은 순간, 별똥별처럼 부서져 날아가며
공터의 어둠을 찢었다.
그 장면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누군가가 그때 내게 ‘불’이란 말을 물었다면
나는 이렇게 답했을 것이다.
“빛이 처음으로 움직이는 순간.”
지금은 그런 놀이를 하면
경찰이 올지도 모른다.
공터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섰다.
하지만 내 마음속엔 여전히 그날의 불이 남아 있다.
돌아보면 그건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다.
세상이 어둡다고 느껴지던 시절,
우리는 작은 불빛으로 세상을 밝혀보려 했던 것이다.
불은 사라졌지만,
그 온기가 아직 내 안에 있다.
그 온기가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그래서 가끔 보름달이 뜨면
나는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하늘을 본다.
그때의 불꽃이 다시 별똥별처럼
내 마음 어딘가에서 흩어지는 것 같다.
시간은 흘렀지만,
그 불의 기억만은 여전히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