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롱벨롱나우 2020 사업 정산 및 공시를 마치며
오늘 드디어 정산 검증과 정보 공시까지 모두 마무리하였다. 벨롱벨롱나우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신나는예술여행’의 일환으로 후원받아 시작하였던 페스티벌이었기에, 행사는 끝났음에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필요로 하는 예산 집행 확인, 검증, 사업성과 보고, 정보 고시 등 다양한 후속 마감 절차들이 필요했다. 특히 작년 2020년은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많은 문화예술단체가 사업을 취소하기도 하고 사업의 일정 및 세부사항에 대한 잦은 변동이 필수적이었던 시기였기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측도 우리도 사업 후에도 처리해야 할 일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양측 모두 사업의 마무리에 총력을 다했지만, ‘사업 완료’라는 단어를 보기까지 10월 25일 벨롱벨롱나우의 본 행사 기간의 마지막 날로부터 거의 4개월이 다 되어가는 기간이 걸렸다.
페스티벌에 참여작가로 함께하신 양쿠라 작가님이 ‘생각보다 챙겨야 할 것들도 많고, 오래 걸릴 거예요. 파이팅’이라며 선 경험자로서의 응원을 해주셨던 순간이 생각난다. 당시에는 ‘그래도 뭐 어쩔 수 없죠. 잘 마무리해야죠.’라고 이야기하고 차분한 척 대답했지만, 조윤지 기획자님과 수백 장의 영수증을 맞추고 보고서들을 작성해 나가며 막막한 감정이 들었던 날들도 참 많았다. (그 와중에도 지금 가장 기억나는 장면들은 이나라도움과의 사투 장면들... 처음 활용해보는 만큼 치열하게 방황했다.)
그래도 참 감사하게도, 우리 사업을 담당하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기성 담당자님께서 변수가 많았던 우리 행사의 상황들을 이해해주시고 처리를 잘해주신 덕분에 힘을 받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늘 드디어 사업이 모두 마무리되었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담당자님의 메일 속엔 따뜻한 말들이 가득했다. 그 메일 하나에 그간의 시간들이 모두 스쳐지나가는 듯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어느 하나 나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는 <벨롱벨롱나우 2020>. 나에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정말 많은 것들을 남겨주었다.
사실 <벨롱벨롱나우 페스티벌 2020>은 ‘끝’이 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회자되고 있다. ‘탐라록_방언 기억하기’의 결과물로 제작된 김예니 작가님의 ‘바당밧’ 그림책이 인쇄가 완료되어, 지난주 금요일에 받아보았다. 양손에 잡히는 ‘바당밧’ 그림책을 넘기며 어찌나 뿌듯하던지. 도록도 정리하여 인쇄를 넘겨둔 상태이다. 디자인은 모두 본 상태이지만 실물이 어떤 형태로 완성이 될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는 우리의 지난 2020년 페스티벌을 위한 준비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한 미팅이 있다. 이처럼 작년 우리의 모험을 통한 메시지는 다양한 형태의 창작물로 계속해서 퍼져나가고 있다.
함께 맨땅의 시작부터 달려준 조윤지 기획자가 없었다면 시작되지 못했을 페스티벌이었고, 이경아 영상감독이 없었으면 행사를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일 년의 시간들을 버티지 못했을 거다. 그리고 김승민 총감독님이 안 계셨다면 이렇게 다채로운 모양의 행사로 만들어나갈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 같다. 너무 좋은 작가님들과 감독님들과 함께였고, 뒤숭숭한 시국에도 사고 없이 마무리될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고 싶다.
이 글을 마무리하고 나는 올해의 벨롱 벨롱함을 만들기 위하여 벨롱벨롱나우 2021을 위한 리서치와 문서 작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앞으로도 슬리퍼스써밋과 나의 여정을 많은 분들이 들여다 봐주셨으면 좋겠다.
벨롱벨롱나우 페스티벌
기획자 도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