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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 Nov 13. 2023

따뜻한 홍작가의  어느 여유로운 휴일

2028년 11월 10일 금요일 단풍이 흐르는 가을날


출판사에 원고를 넘기고 새벽에 잠이 들었다. 1년 동안 쉼 없이 원고에만 집중했더니 모든 에너지가 고갈되었나 보다. 눈을 뜨니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이번 책은 새로운 장르의 도전이라 독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슬초2기 동기들과 공저한 <인생의 눈부신 봄빛>이 10주째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터라 이번 책에 대한 부담이 좀 느껴진다.(하긴 다들 대단한 작가님들이라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다. 그 자리에 내가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글을 쓰면 쓸수록, 내가 전하고 싶은 말과 하고 싶은 일들이 선명해진다. 책을 통해 마음의 위로와 삶의 희망을 전달하는 일.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통해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유튜브로 한 달 만에 실버버튼을 받았다. 글쓰기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놀랐다. 내가 잘하는 일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음이 행복하고 감사하다.



정말 오랜만에 스케줄이 비어 있는 오늘, 마침 중1인 딸도 학교 개교기념일이라 등교를 안 해서 오랜만에 평일을 함께 보내기로 했다. 초등학교 때 방학마다 해외로 나가서 한 달 살기를 했는데, 그 덕분인지 내 딸의 꿈은 여행작가다. 나중에 엄마랑 같이 책을 쓰고 싶다고 말하는 사랑스러운 나의 딸이자 미래의 작가님이다. 딸과 함께 나의 작업실로 향했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아파트를 구입해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거실 창문으로 가을볕이 스며들어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행복하다. 올 때마다 새로운 액자가 걸린듯한 창밖의 풍경이 늘 신기롭다.



때론 나의 성공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들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때마다 다시 한번 글의 힘을 느꼈다. 글은 쓸수록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이제 그런 것쯤은 우습게 지나갈 수 있는 도량이 생겼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발행했을 때 나는 순두부였다. 으깨지고 뭉개질까 무서워 모든 걸 피하는 삶. 지금의 나를 아는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모습이다. 글은 나를 자신감 넘치는 사람으로 변화시켰고, 그 자신감은 주인을 잃어버렸던 내 삶을 다시 찾아주었다. 글을 쓰는 일이 녹록지는 않지만 글로서 성장하고 도전하는 재미를 멈출 수가 없다.



라라앤글에서 연락이 왔다. (오늘은 일얘기 하고 싶지 않은데) 그동안 <미래잡지>에 연재했던 내 그림일기를 책으로 내고 싶다는 연락이다.  내일부터 또 바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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