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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책방 Nov 16. 2023

"네 방에 도둑 들었냐??"

청소력을 아시나요?

아침에 일어나면 창문을 열어 환기부터 한다. 이른 아침의 공기가 집 안을 돌며 곳곳을 상쾌함으로 가득 채운다. 가족들이 모두 나가면 청소를 시작한다. '당신이 사는 방이, 당신 자신이다.'(행복한 자장을 만드는 힘, 청소력 마쓰다 미쓰히로 지음)라는 말이 있듯이 정돈된 집을 보면 편안함을 느낀다. 깨끗한 공간에서 쌉쌀한 커피를 내리며 시작하는 하루는 내게 주는 위안이자 선물이다.



"네 방에 도둑 들었냐??"

결혼 전, 내 방문을 열고 들어온 이모가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옷들, 마구 쓰러져 있는 수많은 화장품, 침대 위에 놓인 가방들, 문 열린 옷장과 서랍, 바닥의 머리카락. 지금 생각하니 이모가 도둑 들었냐고 하실 만도 하다. 결혼 직후에도 다르진 않았다. 나보다 청소를 안 하는 남자. 청소 안 해도 괜찮다는 남편이랑 살다 보니 집은 점점 엉망이 되어갔다. 몸이 좋지 않아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대부분의 하루를 소파와 침대에서 무기력하게 보냈다. 점점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내 눈에 띈 책이 있었다. [행복한 자장을 만드는 힘, 청소력]. 행복과 청소라니. 귀찮음과 청소 아니고? 당시엔 두 단어의 조합이 조화롭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는 낙서를 지움으로써 범죄율이 75%나 감소한 뉴욕시/ 일본학교의 붕괴를 막은 화장실 청소 등의 사례를 들며 청소가 극적으로 주변 환경과 인생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믿어져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창문을 열고 화장실청소부터 시작했다. 반짝이는 세면대를 보니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졌다. 청소를 할수록 내 공간이 소중해졌다. 공간이 소중해질수록 그 안에서 좀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사 후 아프다는 핑계로 누워 지내던 집에서 자격증 공부를 하게 됐고 직업상담사와 사회복지사를 취득했다. 청소만 하면 성공보장, 만사형통은 아니겠지만, 좋은 에너지로 하루를 생활하다 보니 나 자신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어느 정도 청소라는 행위에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쓸고 닦고 정리하며 청소력이 내게 줄 미래를 기대해 본다.




마음이 울적하다면, 우선 청소부터 합시다.

남편 때문에 짜증 나거나 시어머니한테 열받았다면, 일단 청소부터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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