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 워크 준비하기

바이마르 한 달 살기

by 수아

2019년 1월 22일. 막 입사를 한 신입사원(?)은 당당하게 외친다: "저 4월에 독일 가는 티켓이 있는데요."


솔직히 못 갈 줄 알았다. 아니, 가더라도 기간을 많이 줄여야 할 줄 알았다. 어느 회사가 막 들어온 사원이 25일씩 유럽을 가겠다는 데 동의해주겠나 싶었다. 하지만 돌아온 쿨한 대답: "다녀오세요." 그렇게 바이마르에서 한 달을 사는 게 확정되었고, 생애 첫 리모트 워크도 함께 준비하기 시작했다.


바이마르와 이곳의 시차는 (서머타임을 적용해) 7시간. 동시간대에 일하는 게 어렵다는 걸 깨닫자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조언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터. 진짜로 필요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로 가장 먼저 들여다본 건 <일하는 방식의 뉴 노멀, 리모트 워크>라는 퍼블리 리포트였다. https://publy.co/set/254?fr=search

스크린샷 2019-04-05 오후 5.38.08.png 퍼블리 리포트 <일하는 방식의 뉴 노멀, 리모트 워크>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많았는데, 아쉽게도 적용할 수 없는 것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코워킹 공간 구하기'. 베를린이었다면 위워크라도 알아봤을 테지만, 내가 가는 동네에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곳은 아마도 숙소로 쓰일 집이나 학교 도서관 정도. 지금까지 가장 예측할 수 없는 변수라면 변수다.


반면 도움이 되었던 정보 중 하나는 '유심 구하기'. 구체적인 상황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리모트 워크를 위해서는 1) 데이터가 충분해야 하고 2) 테더링이 가능해야 한다는 당연한 전제들을, 그제야 상상해볼 수 있었던 거다. (게다가 유럽이 처음이라 테더링이 안 되는 유심이 있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꼭 필요한 몇 가지 기능들을 체크해 유심을 한국에서 미리 살 수 있었다.


동료들과 논의도 무사히 마쳤다. 크게 논의해야 할 사항은 두 가지: 1) 함께 일하는 시간 2) 커뮤니케이션 방법.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서로 공유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했는데, 개인 단위의 프로젝트보다는 협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은 '비동시적'으로 하는 게 중요. 첫 메시지에 용건과 관련 정보를 최대한 정확하게 제시하는 게 중요한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반응을 기다리며 여러 번 메시지를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 한 번에 전달하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다'라고 했던가. 그 아이러니함을 깰 첫 발걸음을 내딛는 날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행을 간다기보다는 일하는 장소를 바꾸는 것에 가깝게 되었지만, 그마저도 마음이 참 설렌다. 모든 것이 복잡하고 바쁜 서울을 떠나 이국적인 풍경과 자연이 주는 마음의 여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게다가 업무가 끝난 후 보고 듣고 느끼는 것도 여기와는 많이 달라질 터. 나도, 회사도 처음 해보는 경험인 만큼 잘 해내고 싶다. 그래서 다른 동료들이, 아니 결국에는 내가 다시 한번 리모트 워크를 위해 다른 환경으로 떠날 수 있으면 한다.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가 별 건가. 일도, 삶도 욕심 내서 하고 싶은 것들을 잘할 수 있으면 그게 바로 워라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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