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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아 Apr 16. 2019

크고 작은 하루 6일째, 면의 여행

나와 아람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붙어 있을 때, 그러니까 동료로 일할 때 제주도 관련 콘텐츠를 쓴 적이 있었다. 제주도의 로컬 콘텐츠를 취재해 기록하는 프로젝트였는데, 네 명이서 참 많은 글을 썼지만서도 '면의 여행'이라는 단어가 늘 기억난다. 목적지만을 찍는 점의 여행이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주변을 바라보지 못하는 선의 여행이 아닌 면의 여행. 그 말은 마음속에 오래 남아, 여행을 떠날 때마다 문득 떠오르곤 했다.


이번 베를린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우리 면의 여행을 하자!"라고 외쳤다. 그리고 "그런데 면의 여행이 뭐지?"라고 덧붙였다. 곰곰이 생각하던 아람은 답을 주었다. "목적지는 정해 놓되, 가는 길에 마음 따라 딴짓도 하는 거야."


가끔 여행하는 도중에 일정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어느 사원에 들렀는데 너무 좋아서 다음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하루 내내 그곳에 머문다든지, 마음 맞는 동행을 만나 일정을 바꿔 그 사람과 함께한다든지. 그런 게 모두 면의 여행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버스를 타려고 동전을 세는 손

하루 동안 참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걸은 걸음수로만 21,400걸음. 총7곳을 들렀지만 그 사이에 갑작스레 쇼핑몰에 들러 오래 머무는 딴짓을 하며 마음에 드는 베를린 기념품을 만날 수 있었고, 바이마에서도 살 수 있는 염색약을 굳이 사겠다며 주변 dm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베를린 여행이 끝나고 이틀이 지난 지금도 염색은 안 했지만...) 무거운 배낭을 들고 아침부터 움직인 탓에 '아이고 허리야'를 연신 외쳤지만 동시에 까르르 웃는 시간도 많았다.


'이번 베를린 여행 참 힘들었는데, 곧 미화될 거야.'

라고 실제로 말했던 것 같기도 하고, 생각만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이 흘러 춥고 아프고 마음이 바빴던 베를린 여행이 좋았다고, 다시 한번 가고 싶다고 기억된다면 그건 모두 면의 여행을 한 덕분일 거다.


셋째 날 베를린 여행 스팟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https://goo.gl/maps/BRbDCVQg4ZR2

버거마이스터
https://goo.gl/maps/TsZeqyGxde72

Voo store
https://goo.gl/maps/jhCEsfM9SQC2

아라비카 커피
https://goo.gl/maps/YyTC6EpuEq72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
https://goo.gl/maps/dikYZ6JSC3m

Memorial to the Murdered Jews of Europe
https://goo.gl/maps/rX7P7oVWeG82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https://goo.gl/maps/LUWJnntM4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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