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아 Dec 29. 2019

"20페이지짜리 잡지를 만들자"

2020.01.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20페이지짜리 잡지를 만들자."


이 뚱딴지같은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8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같은 회사를 다니다, 둘 다 퇴사한 이후로 종종 만나던 저와 사진작가 무말랭이 씨는 여느 날과 같이 실없는 소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프리랜스 에디터로 포트폴리오를 쌓기 위한 프로젝트가 절실했습니다. 그리고 전전 회사에서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지만 끝내 발간하지 못한 '매거진 기획'이 아쉽던 참이기도 했습니다.


"내가 그 매거진만 제대로 론칭했어도 커리어가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인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는 걸 잘 알지만) 당시에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었습니다. 그 말을 곰곰이 듣던 무말랭이 씨는 저에게 제안을 하나 합니다. "그럼 나랑 잡지 만들래?"


당시 무말랭이 씨는 '서울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양한 형태의 결과물로 만드는 'ㅅㅇㅇㅅ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참이었습니다. 저는 흔쾌히 "그래!"를 외쳤고, 프로젝트의 이름을 고민하다 2020년에 서울이십 프로젝트를 진행하자고 결정했습니다. 잡지의 페이지 수는 프로젝트 이름 따라 20페이지로 정해졌고요.


내용으로는 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로 했습니다. 저는 늘, 왜 잡지에는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나와야 하는지 궁금했거든요. 제 친구들이 서울에서 먹고, 살고, 사랑하는 이야기도 멋지고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한 켠으로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 거란 자신도 들었습니다.


1년의 기획 과정을 거쳤고, 지금까지 세 명의 지인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모두 서울 서쪽에 사는 사람들이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서울의 모습은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제가 발 디디고 살아가는 서울이란 도시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울이십> 프로젝트는 2020년 1월 10일에 텀블벅에서 공개됩니다. 창간호부터 3호까지 발간할 예정이고, 한 호에는 한 사람의 서울 이야기만 오롯이 담았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라는 정현종 시인의 말처럼, 잡지를 다 읽고 난 후에는 알지 못했던 그 사람의 삶을 상상해볼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사람, 지금은 해외에 나가 있는 사람, 그리고 서울에 살다가 지방으로 내려간 사람까지. 그리고 하나의 질문을 던질 겁니다.


"당신의 서울은 어떤 모습인가요?"

https://tumblbug.com/soos3_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