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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엽형 Feb 14. 2018

[뒷Book치는 영화리뷰] 컨택트(원제:Arrival)

흐르는 현실

흐르는 현실

-영화 ‘컨택트(원제: Arrival)’리뷰-

 이 영화를 음식에 비유하자면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부대찌개 같다.(실제로 그런 부대찌개는 내가 알기론 없다. 일단 비야는 아님.) 이것저것 다 넣고 끓이는데 그게 맛이 잘 어우러져서 미슐랭 3스타를 받을만한 맛을 내는 부대찌개를 먹은 것과 같은 영화였다. 외계인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져와서 오히려 언어라는 것에 집중을 했으나, 후반에는 반전을 주어 시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하며, 마지막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까지 한다. 이렇게 여러 가지를 영화에 담다 보면 무언가 잃어버리기 쉬운데,(저번에 리뷰한 그 영화... 관객 수로 영화사에 한 획을 그으신... ‘그’ 영화) 이 영화는 모든 것을 챙겼고, 재미마저 얻었다.(흥미진진 그런 유의 재미는 아니긴 함)

 영화 내적인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영화 외적으로 의문이 든 것이 있다. 이 영화의 원제는 Arrival이다. 우리나라 말로 도착.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제목은 컨택트였다. 외국 영화를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때 제목을 바꾸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영어에서 영어로 제목을 바꿀 것이라면 굳이 왜 제목을 바꾼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영화를 만들 때 제목도 고려한 사항일 텐데, 왜 굳이 바꿨는지... (바꾼 게 찔렸는지 영어로 Contact라고는 포스터에 안 써놓음. 아니면 컨택트라는 말이 한글에 있나)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하고, 외계인이 등장할 때부터 계속 뇌리를 떠돈 단어가 있었다. ‘상상력’. 외계인의 모습부터, 그들이 대화하는 모습까지 모두 지금까지 보지 못한 외계인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감독의 상상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드러난다. ‘외계인’이라는 소재 자체는 미지의 존재이나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예상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변형도 가능하고, 어떻게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은 좋은 소재이다. 이러한 소재를 가지고도 포커싱을 외계인 자체가 아니라 그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그들의 언어를 해석하는 자세 등에 더 포커싱을 맞춘다. 

 감독의 상상력과는 별개로 영화 내에서 개인들이 상상하는 외계인이 매우 다른 것 또한 흥미롭다. 군인들은 그들을 적군으로 인식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지만, 언어학자인 루이스와 이안은 가장 먼저 그들에게 이름을 짓고, 그들과 소통하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낯선 것을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대부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주며, 종종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한 두려움은 종종 파괴적인 대응으로 나타나며, 이는 극 중 명언처럼 “전쟁에 승자는 없다. 다만 과부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이 영화에서는 군인이라는 특성상 파괴 선상에서 극단적으로 상상하고, 극단적인 대응으로 이어지며, 그래서 루이스의 대응이 더 빛이 난다.(빛이스...) 

 이 영화의 마지막 반전은 글로 설명하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게다가 이러한 반전을 통해 이끌어낸 결론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결론이었다. 미래, 끝을 알고 있다면 중요해지는 것은 그에 대한 과정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대한 중점을 두면서 영화를 마친다. 기존에 운명이 정해져있으며, 그에 대한 저항과 순응이라는 것을 생각하기보다 흐르는 현실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마치 말하는 것 같다. 이러한 메시지로 인해 ‘Arrival’에서 말하는 미래는 기존에 여러 작품에서 다루던 운명과 달라 보였고, 그래서 더 생각할 여지를 관객들에게 던져준 것 같다.(결국 결론은 욜로 인 것 같기도 함.)

 ‘문과의 인터스텔라’. 이 영화를 지칭하는 수식어 중 하나이다. 이 영화를 다 보고는 적극적으로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관객 수를 따져봤을 때, ‘인터스텔라' 팬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다.(인터스텔라: 약 천만, Arrival: 100만 미만...) 그러나 수상 이력에서 보면 보면  반대로 대조적인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Arrival의 성적이  매우 좋음.) 내가 봤을 때도 두 영화 모두 매우 훌륭한 영화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성적이 매우 대조적인 것은 아마 우리나라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둘의 싸움을 붙이려는 것이 아니라(이 둘도 싸우는 것이 아니듯이 이과, 문과도 그만 싸웠으면...) 인터스텔라에 비견될 만한 작품인 만큼 한 번씩 보면 뭔가 시간도 잘 가고 여운도 많이 남으니 매우 추천할만한 작품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논란이 되었던 해외 포스터와 우리나라 포스터의 차이
대화의 시작
빛이스...
활만 잘 쏘는 줄 알았는데 지적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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