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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엽형 Mar 01. 2018

[앞Book치는 영화 리뷰]
리틀 포레스트 리뷰

"엄마는 너 먹는 거 보기만 해도 배불러"

"엄마는 너 먹는 거 보기만 해도 배불러"

-영화 '리틀 포레스트' 리뷰-


 "그거 엄청 힐링된다던데", "굳이 영화관까지 가서? 그냥 TV로 효리네 민박 보겠다." 이 영화를 보러간다고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했을 때, 대개 2가지로 반응을 했다. 영화를 본 입장에서 이에대한 대답으로 김태리 배우님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코드라고 보실 수도 있지만 '리틀 포레스트'는 분명 스토리가 갖는 힘이 있다. 관객들에게 기분좋은 영화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꿈꿔보지 못한, 상상하지 못했던 휴식을 보여준다."(마이데일리 인터뷰 중) 과연 이 영화는 스토리가 갖는 힘을 보여주었고, 상상하지 못했던 휴식을 가져다 주었으며, 기분좋은 영화로 남았다.(그것도 매우.)


 매우 좋은 영화.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명작, 대작과 같은 범주에서 벗어나서 '그냥 매우 좋은 영화'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이 가득했고, 모든 장면이 좋았다.(단 한 장면 제외~) 특히 영화의 시작부터 나오는 진짜 시골같지만, 아름다운 풍경은 영화 내내 사계절이 아름다웠고, 경이로웠다.


 요리가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은 무엇일까? 나는 지금까지 '맛'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요리의 비주얼이 풍경과 연결되었으며, 그로 인해 요리는 비주얼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주었다. 요리의 시각적인 자극은 현실에 상상력이 더해져 요리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을 주었던 것 같다. 수학여행 가기 전날 밤이 가장 즐겁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


 시각적인 즐거움과는 별개로 생각하게된 것도 많았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좋은 친구라는 말이 조금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그렇다고 그런 말을 쓴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좋지 않은 친구가 있다는 것이 조금 의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혜원(김태리)의 상황에서 재하(류준열)는 좋은 친구였다. 이따금씩 혜원을 일깨워주었으며, 혜원을 배려해주는 친구였다. 대부분의 친구는 좋아서 좋은 친구라는 말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재하를 보면 특정 상황에서 큰 힘이 되거나 도움이 되는 친구에게는 좋은 친구라는 말이 의미있는 것 같았다.(태세 전환이 조금 빠른 편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번 김태리라는 배우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아가씨, 1987, 리틀 포레스트 모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였으나, 셋 모두 캐릭터를 잘 살리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게다가 리틀 포레스트에 와서는 김태리의 연기로 캐릭터가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캐릭터는 영화를 완성시켰다.


 이는 영화의 메시지와도 연결된다. 영화를 보면서 하나 생각난 것은 시골이 마냥 힐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혜원이 시골로 돌아와, 현실의 고민을 벗어던져서 힐링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혜원은 육체적인 고통을 많이 경험하는데, 이를 조금이라도 직접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나는 여름에 청양으로 농촌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는데, 당시 폭염 속에서 고추 따기와 그 외 경험들은 나에게 아직도 가장 힘들었던 경험으로 남아있다.(당시 뉴스에서 고추를 따다 돌아가신 어르신이 있었다고 보도될 정도였고, 이 때의 경험은 택배 상하차보다도 힘들었다.) 분명 영화를 보고, '나에겐 이런 고향이 없어. 이 영화를 보면 그냥 화만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영화의 대사 중 "인생은 타이밍이다"라는 대사를 떠올려보기를 추천한다. 혜원은 당시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리틀 포레스트'라는 말을 이해하고, 그것을 찾을 타이밍이었고, 그래서 그 경험들 모두가 힐링이 되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완성이 혜원이라는 캐릭터로 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타이밍에서 리틀 포레스트를 찾은 사람들에게는 저 말이 "우리나라에는 집집마다 차고가 없어서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들이 안나오는거야."처럼 들릴 수 있지않을까?


 이 영화의 원작 만화와 일본 영화를 보지 않은 채 영화를 관람했다. 이 영화는 그냥 이 영화 자체로 매우 좋은 영화였고, 나는 이 영화로 인해 많은 힐링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치열하고, 바쁜 삶을 사는 것을 즐기는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나를 힐링시켜주었다. 어렸을 때 가장 이해안되는 말이 "엄마는 너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였는데, 이 영화를 보니 이해가 되었다. 그냥 현실에 사는 모든 사람들께 추천하고 싶은 '그냥 매우 좋은 영화'였다. 


P.S) 1. 혜원은 선생님이 아니라, 시골 밥상 일일 식탁을 컨셉으로 한 식당을 차리는 것이 적성에도 더 맞고, 여러모로 좋지 않았을까?

P.S) 2. 김태리 배우님 너무 예쁘십니다. 팬들은 모두 보길...

갓 태리십니다...
솔직히 오구도 주조연급...
이것 뿐만 아니라 영화 전체의 색감이 진짜 미쳤...
진짜 이런 아름다움이 영화 내내 나와요...
좋은 친구와 좋은 반려견
인생은 타이밍이다.
김태리의 시골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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