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은 민족 대명절답게 한 민족에 대한 영화를 특선 영화로 많이 방영하는 것 같다.(공조, 코리아... 두 개구나; 강철비가 개봉한 지 1년만 지나서 단가만 낮았어도, 강철비도 했을 듯) 공조의 경우는 북한을 끌어오긴 했으나, 기본적으로 무언가 큰 메시지를 담는다기보다는 재미를 위한 영화라 영화를 보고 큰 여운도 남지 않고, 단순한 생각으로 그치면서도 시간을 때우기는 좋은 영화였다.
영화의 소재 자체는 흥미롭다. 미국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동판을 훔쳐서 탈북한 북한의 장군과 남북의 공조수사. 북한에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추측하는 것을 들은 적은 있으나,(지구상에 달러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곳은 딱 2군데 있다고...) 그것이 소재가 된 것을 본 후 ‘저런 것이 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새롭게 해보았다. 이런 점에서 동판이라는 소재는 매우 흥미로웠으나, 실제로 영화에서는 결정적인 소재라고 하기에는 살짝 애매한 감이 있다.(사실 이것을 중심적이고, 결정적인 소재로 쓰려면 방향 자체가 달랐을 듯)
사실상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중심적인 소재는 남북의 공조수사 하나이다. 이 공조 수사가 중심이 되어 결국 인간관계를 보여주게 되는데, 이 이후부터는 영화 의형제와 비슷하다. (심지어 북한 공작원이 너무 잘생긴 것도 똑같음... 남남북녀 재평가행...) 둘은 결국 호형호제하며, 남북의 이해관계가 개입된다고 해도,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유대를 쌓는다면, 이는 결국 그냥 인간 사이의 유대관계와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인천항 근처 공장에서의 총격전이었다. 그 총격전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배틀그라운드의 밀리터리 베이스와 매우 유사했다.(참고로 본인은 배그를 플레이해본 적이 없습니다.) 한 번 게임이 생각난 이후, 계속 겹쳐 보였으며,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권총 들고 파밍 안 하는 현빈 당신은 도덕책...) 액션 신을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봤으나, 처음으로 재밌게 본 액션신이 아니었나 생각한 장면이었다. (결국 권총 들고 듀오가 3 스쿼드가 티밍한 거 잡아내고 밀베 졸업함. - 이해가 안 되시는 분은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 다시 말하지만 본인은 배그를 플레이해본 적이 없습니다.)
킬링타임용 영화로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이 영화보다 딱 한 발에서 두 발 정도 더 나아간 것이 강철비였다고 생각한다. 강철비를 볼 때도 자연스럽게 공조가 생각났으며, ‘오랜만에 한 번 볼까?’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마지막 전투신에서의 재미는 예상하지 못했으나, 매우 재미있었고, 다시 볼만한 영화였다고 생각이 든다. (배그하는 분들은 한 번 보는 것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