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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엽형 Feb 17. 2018

[뒷Book치는 영화리뷰]
영화 '코리아' 리뷰

국가보다 합리적인 개인

국가보다 합리적인 개인

-영화 '코리아' 리뷰-


*이 리뷰는 ‘영화’에 대한 리뷰입니다~^^


 예전에 ‘알쓸신잡’을 보다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왜 내가 마약을 하겠다는데 국가에서 그것을 규제하는가?”(by.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라는 질문에 유시민 선생님의 명쾌한 답을 들은 적이 있다. “인간이 완전히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므로, 무엇이 자신에게 좋고 나쁜가를 판단하는 것이 완벽하지 않다. 따라서 유해한 비 가치재를 국가에서 제재하는 것이다.”가 그것이었다.(당시에 ‘그’ 분이 의경이실 때 구속되고 공익 가셔서 유난히 기억에 남음.) 당연히 납득하였고, 지금도 여기에 딱히 반발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전제 조건이 있는데, 국가가 개인보다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는 국가가 개인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이 영화에서 배웠다. (영화에서만...?)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현정화와 리분희는 라이벌답게 죽을 듯이 으르렁대며, 준결승에서 붙은 후 결승에 올라간 현정화는 중국에 패배하며, 중국의 압도적인 독주 속에 이를 따라잡고 싶어 하는 남북을 보여준다. (마치 게임에서 한국을 따라잡으려는 미국과 중국 정도?)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으르렁거리는 모습은 너무 사나워서 한일전을 보는 것 같았다. 여기서 살짝 들었던 생각이 ‘북한과 같이 무엇을 하는 영화가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서 만나자마자 잘 지내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 같다’였다.(의형제, 코리아, 공조 등... 아 강철비는 예외.) 지금 생각나는 공조 같은 경우에서는 둘이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과정이었으나, 이 영화에서는 스포츠에서 만난 라이벌의 사이이고, 한 민족이라는 심리도 조금 있어 친해질 법한데, 한일전만큼이나 으르렁거리는 것이 조금 안타까웠다.(원피스 같은 거 보면 라이벌이랑 친구도 곧잘 되던데...)

 영화에서 가장 분노를 유발한 것은 역시 국가였다. 세계선수권대회라고 하면, 축구로 따지면 월드컵이나 다름없는 대회이고,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지 않는다 해도 선수들에게는 출전 자체가 중요한 일일 텐데, 국가는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선수들의 출전권을 박탈시킨다.(심지어 당시의 탁구는 현정화라는 스타플레이어의 존재로 꽤 많은 관심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연아로 피겨에 관심 갖고, 정현으로 인해 테니스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이에 당연히 선수들은 반발하고, 경기 출전을 못하게 되는 것에 억울해한다. 전체주의 국가도 아니고, 이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 중반부 이후로 이러한 불만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몇몇 선수가 단일팀으로 인해 출전을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후... 할많하않....)

  국가의 개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선수들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인데, 정치인들은 우승보다 남북 복식조 한 번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마음대로 붙여놨던 그들을 또 마음대로 찢어놓는다. 뭐 북한이 그렇다는 것에 놀랍지는 않지만, 여기서 최연정과 현정화의 대사가 와닿았다. “억지로 같이 탁구 치랄 땐 언제고 이렇게 그냥 끝내는 게 어딨어요!!”, “이렇게 일방적으로 정리할 수 없습니다. 말로 하면 해결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왜 들으려 하지도 않냐고요?!”. 마치 남북이 분단되는 과정을 몇 분 사이에 본 것 같았다. 국가는 당시의 강대국처럼 보였으며, 남북 단일팀은 당시 남북 그 자체와 같았다. 주권.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주인일 권리”이다. 그리고 사전에 등재된 의미는  “국가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최고의 권력.”과 같다. 그리고 아주 당연한 것은 한 국가의 주권은 그 국가에 있으며, 개인의 주권은 개인에게 있어야 하며, 한 팀의 주권은 그 팀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조금은 갈 길이 남은 것 같다.

 뭔가 생각이 되게 많은 척을 하기는 했지만, 영화 자체는 재밌게 봤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감동적인 측면에서 이 영화를 봤다면, 나는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영화를 봤던 것도 같다.(물론 금메달 따는 장면이랑, 아버지한테 드리는 장면은 감동적으로 봤음.) 물론 스토리가 예상 가능하고, 뻔하기는 했으나,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뻔한 거야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밌었던 것 같다.(윤성빈 선수의 스토리도 영화로 나오면 볼 예정) 이 영화를 지금 보면 감회가 조금 새로울 수 있는데, 그래서 더 보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보니까 좋기는 함
이건 더 좋고 ㅎ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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