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엽형 Mar 25. 2018

[뒷Book치는 영화 리뷰]
부산행 리뷰

끈질긴 긴장감

끈질긴 긴장감


-영화 '부산행' 리뷰


 영화의 극 초반은 살짝 지루한 감이 있다. 좀비들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공유의 짜증 나는 캐릭터에 화만 날 뿐이다. 그러나 그런 지루한 가운데에서도, 화장실 관련된 연출 등은 관객들의 긴장감의 끈을 슬쩍슬쩍 건드린다. 그러다가 한 명의 좀비가 다른 사람을 물기 시작하는 순간, 영화는 긴장을 놓칠 새가 없이 급박하게 전개된다. 진짜 마지막까지. 아마 좀비 영화를 보는 이유, 좀비 영화가 재밌는 이유가 이러한 긴장감이라고 생각한다. 이전까지는 좀비와 관련된 콘텐츠는 하나도 소비해본 적이 없다. ‘워킹 데드’부터 심지어 좀비와 관련된 게임을 해본 적도 없다. 이 부산행도 처음 본 것은1000만이 넘은 후에야 보기 시작했다. 이런 사람에게도 ‘부산행’은 한국형 좀비 영화로서의 재미를 주었으며, 1000만 돌파라는 성적을 거두면서, 한국에 좀비 장르를 안착시켰다.

 좀비보다 무서운 사람들. 이렇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와중에도 감독이 던지는 메시지는 조금 의미심장했다. 이 영화에서 사람들은 좀비와 다를바 없으며, 특히 김의성 님은 관객에게 좀비보다도 무서운 존재였다. 공유와 정유미 일행이 무사히 열차 안의 사람들과 합류했을 때, 사람을 물어뜯고 싶어 안달 난 유리창 밖의 좀비들과, 무사히 살아난 공유 일행을 물어뜯는 유리창 안의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또 ‘거기에 내가 있었다면, 어떤 주장을 했을까?’라는 의문은 정말 강하게 다가와 아직까지지 지워지지 않는다. ‘한 사람의 말에 선동당해 사람을 물어뜯는 사람들은 소리만 들리면 다가서는 사람들과 무엇이 다른 걸까?’.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누구일까? 초반에 관객들의 짜증을 유발하고, 마지막에는 감동을 자극하는 공유가 가장 눈에 띄었다. 정말 바뀔 것 같지 않은 성격이 중반 이후 조금 바뀌었다는 느낌을 주었다. 오랫동안 ‘사람이 변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어왔는데, 적어도 여기서의 공유는 바뀌었다. 물론 죽을 때가 되어서 바뀐 것 같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부모’라는 이유로 공유가 바뀐 것 같았고, 그것이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였는데, 이는 뻔한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긴장감과 매치되어, 별생각 없이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이 영화는 긴장감이라는 하나의 요소만큼은 영화의 끝까지 끌고 갔다. 중반에 대략적으로만 감염경로를 언급한 것은 관객들에게 좀비 발생에 대한 설득력은 주지 못했으나, 긴장감만큼은 잃지 않고 영화가 진행되도록 도와주었다. 연가시, 감기 등과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나, 관객들에게 큰 만족을 줬던 결정적인 요소라고 생각되며, 이 감독의 다음 영화인 ‘염력’ 또한 기대하게 만들어준다.


매거진의 이전글 [뒷Book치는 영화 리뷰] 레미제라블 리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