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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엽형 Mar 13. 2018

[앞Book치는 영화 리뷰]
1987 리뷰

사람'들'

사람'들'


-영화 '1987' 리뷰-


 이 영화를 보면서 쓸 말이 너무 많았다. 영화가 담아내고자 했던 바가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다행히도 이 1987은 그 여러 가지를 훌륭하게 엮어냈다. 그리고 그 전달된 메시지는 나에게 묵직하게 다가왔으며, ’진짜 내가 이 리뷰를 써도 되는 수준을 벗어난 영화가 아닌가’의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영화이다.

 이 영화가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점은 영화의 의미가 묵직하게 전달된 것뿐만이 아니다. 평소에 집에서 영화를 자주 봐서 그런지 몰라도 한가지 습관이 있다. 영화를 보다가 딴 생각이 드는 장면은 바로바로 넘기게 된다. 이렇게 영화를 자주 봤어서 스킵이 불가능한 영화관에서는 잡생각이 길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의 영화가 그런 장면들이 있으며, 보통 실화가 바탕되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이 바탕이 되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느라 영화의 패턴이 보다 뻔해지고 전개가 늘어지는 부분이 더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영화는 딴 생각이 들었던 적이 단 한 번이었다. 마지막. 그것도 엔딩 크레딧과 함께 나오던 실제 사건 영상까지 보고 난 후, 엔딩 크레딧이 거의 다 올라갔을 때였다. ‘1987’ 어느 영화보다 몰입되었으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해주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이야기를 전개하는 사람의 수였다. 이 영화를 검색해본 사람들이면 진짜 주연급 배우들이 꽤 많이 나오는 것을 봤을 것이다.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이희준, ___, ___, ___ 등. (직접 봐야 하기 때문에 익명으로 처리합니다.) 김윤석, 하정우가 출연하는 정도만 알았고, 그 둘이 주연이겠거니 하면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영화의 전반부는 하정우와 김윤석이, 후반부는 김태리, 유해진을 중심으로 ___, ___도 나오며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아마 전반부와 후반부의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달랐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취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러한 방식은 영화가 전달해주는 메시지를 극대화하면서, 두 가지 메시지는 서로 뒤섞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강렬하게 전달되었다.

 힘 있고, 정의로운 검사. 이야기의 전반부는 하정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검사가 정의로운 역할로 나온 것이 꽤 오랜만이었다. 물론 ‘더 킹’에서의 조인성이 있으나, 거기서도 부패의 축은 검사들이었고, 그 외 영화에서 검사는 부패된 권력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정의로운 영웅 캐릭터를 선호하여 하정우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고, 그에 맞는 연기까지 모든 면이 완벽했다. 한 개인의 부패한 권력을 무너뜨리려는 배짱과 그걸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실행하는 능력, 거기에 똘끼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하정우까지 삼위일체 그 자체였다. 특히 큰 그림을 그리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흥미를 위해서 세세한 디테일을 말하기보다, 몇 개의 그림만 보여줘 충분히 이해되도록 하여, 큰 임팩트와 특유의 캐릭터가 부각되었고, 더 몰입되었다.

 영웅보다 멋진 대중. 2017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대중들에 의해서. 이 영화의 대중들도 그러하였다. 하정우의 캐릭터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캐릭터라 강조했었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부각된 것은 대중들이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심이었고, 감동받았던 한마디. “호헌 철폐, 독재 타도” 특히 마지막에 이 말로 끝날 때는 정말 울컥했다. 후반부에 김태리, 유해진, ___, ___은 모두 다양한 사람을 보여주며, 한 명의 영웅보다는 일반 대중들을 보여주었다. 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시위하는 대학생, 간수이면서 세상이 바뀌길 바라는 사람, 그런 것에는 관심 없고 연애하고 싶은 평범한 대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은 모여 결국 하나를 원했고, 결국 세상은 바뀌었다. 이것은 올해도 증명되었고, 그래서 더 메시지가 묵직했던 것 같다. “호헌철폐, 독재 타도”

 이 영화를 보면서 살짝 겹쳤던 영화가 하나 있었다. ‘레미제라블’. ‘레미제라블’은 영화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고, 장발장만큼이나 눈에 띄는 캐릭터가 하나 있다. 형사 자베르. 수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장발장을 쫓았고, 범죄자로 생각하여 끈질기게 추격하나, 이후 장발장의 선행과 그로 인한 사회적 영향력을 보고 그에 대립되는 자신의 직업관에 대해 끊임없이 갈등한다. 이 영화에서 박 차장 ‘김윤석’과 보안과장이 조금 겹쳐 보였다. 박 차장의 선과 악은 다수의 선과 악과 조금 달랐고, 자신의 일이 진정한 선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이, 보안과장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직업관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이 자베르를 연상시켰으며, 인상적이었다. 특히 박 차장 '김윤석'의 연기력은 압도적이었으며, 아무 생각 없이 영화에 빠져들게 했다.

 감동. 올해 영화 보면서 울었던 적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서 3번이나 울컥했고, 혼자 보러 갔으면 엔딩크레딧이 끝나는 동안 울음이 나왔을 것 같을 정도로 몇 번이나 울컥했다. 특히 박종철 열사 가족이 나오는 장면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슬프다.

 묵직한 메시지와 빈틈없는 구성이 2017년 중 최고의 영화였다. 올해와도 잘 맞았던 내용이어서 그런지 더 인상 깊었던 영화였다. 대부분의 ‘국뽕’영화스럽지 않았던 영화였지만 대부분의 ‘국뽕’영화보다 훨씬 더 ‘국뽕’이 충전됐으며, 대한민국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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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김태리 님 너무 예쁘시다.

거대한 물결의 시작
"책상을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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