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현실
-영화 '범죄도시' 리뷰-
이 영화는 한마디로 수식할 수 있을 것 같다. ‘2017년 최고의 오락 영화’. 기존의 영화들 중 킬링 타임용으로 이처럼 더할 나위 없었던 것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보고 나서 버금갈만하다고 생각한 영화가 ‘끝까지 간다’, ‘도둑들’ 이외에는 딱히 생각나지 않았던 것을 보면, 주관적으로 역대급 오락영화라고 생각한다. 이미 상영은 종료됐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680만을 기록하여 거의 700만에 육박한 객관적 지표를 봐도, 평점을 봐도 호평 일색이었다.
범죄도시는 기존에 조선족 범죄를 다룬 다수의 영화들보다 현실적이었다. 조선족들은 어느 영화에서나, 범죄자로 그려졌으며, 조선족을 우리와 같은 일반인으로 그린 영화들은 기억에 없을 정도로 별로 없다. 대표적으로 청년 경찰에서도 조선족 범죄조직, 신세계에서의 조선족 청부 살인업자들만 봐도 그렇다. 물론 범죄도시에서도 대부분의 범죄자들이 조선족이지만, 그 외 주목되었던 점은 일반 조선족 상인들이다. 영화를 본 직후 영화와 관련해서 조선족 청년들이 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조선족의 이미지가 너무 안 좋다. 실제로는 범죄자들보다 범죄도시의 일반 상인들과 같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데 영화의 이미지 때문인지 너무 안 좋게 본다.”라는 말이 너무나 공감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을 봐도 조선족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 이 영화에서도 마동석, 윤계상의 대결구도와 그 외 폭력조직들로 인해 조선족 범죄자들에 포커스가 맞춰져있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조선족 상인들의 협력, 그리고 15살이 된 꼬마 아이에게도 눈길이 가면서 기존의 조선족 영화들보다도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이러한 것을 빼놓더라도 배우들의 연기력과 연변 사투리는 영화를 한층 더 살려놓았다. 한동안 여기저기서 “너 전화 아이 받니?”라는 대사가 많이 들릴 만큼 배우들의 사투리는 실감 났으며, 중독성 있었다. 또 누가 감히 진선규가 그렇게 순한 사람일 줄 범죄도시의 위성락을 보고 상상이나 했을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았을 때 수상소감을 이야기하는 진선규를 본 사람들은 거의 경악을 할 정도로 미친듯한 연기력이었다.
또한 마동석이 범죄자 때려잡는 모습들은 그의 덩치와 근육으로 인해 다른 영화보다도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그 현실감 때문인지, 다른 범죄 소탕 영화보다 더 통쾌했다.
단 한방. 마지막 장첸을 제외하고는 액션이 길지 않다. 그 한방은 마동석이어서 현실적으로 느껴지며, 현실적이라서 더 통쾌하다. 심심해서 오락 영화, 범죄 영화들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거의 최고로 적합한 영화가 이 영화인 것 같다. 실제로 2, 3번을 봐도 질리지는 않았는데 안 본 사람에게도 본 사람에게도 심심할 때 한번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