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편
내가 일 하는 바나나 농장은 가족이 운영하는 작은 농장이다. 대형 농장(ex. mackay) 같은 경우엔 여자는 무조건 실내에서만 근무를 한다고 한다.(물론 완전한 조건은 아니다.) 때문에 명희 이모는 근무 둘 째날에 야외 근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오전에는 실내, 오후에는 실외. 야외 근무가 더 힘들긴 하지만 한 곳에 서서 일하는 것보다 이곳저곳을 움직이며 일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명희 이모다.
바나나 농장의 업무는 크게 쉐드(shed)와 필드(field)로 나눈다.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인 필드에서의 포지션은 5가지 정도로 나뉜다.
험핑(Humping)
: 바나나 번치 하나당 무게는 상당하다. 대충 30kg에서 70kg 정도가 나간다. 그렇기에 여자는 이 포지션에 배치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은 남자분들이 이 포지션에서 일한다.
험핑은 바나나 번치를 나무와 분리하는 작업이다. 커터와 험퍼가 한 조를 이루어 일을 한다. 커터는 바나나 번치를 자르는 사람, 험퍼는 자른 바나나 번치를 트레일러로 옮기는 사람을 뜻한다.
배깅(Bagging)
: 사다리 또는 배깅머신을 타고 바나나 번치에 비닐봉지를 씌우는 작업이다.
스트링잉(Stringing)
: 바나나 나무가 쓰러지지 않게 나무와 나무를 서로 끈으로 연결해 주는 일이다.
디젤링(Deseling)
: 건강한 바나나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바나나 나무에 디젤을 주입하여 죽이는 작업이다.
디립핑(Deleafing)
: 바나나 잎을 자르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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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내가 맡은 업무는 [스트링잉]이다. 나의 파트너인 오리안(프랑스 친구)과 함께 했다.
도구가 주어졌다. 이는 나중에 끈을 자를 때 사용 되었다. 끈이 짧은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엔 끈을 연장해야 한다. 그럴 때는 끈과 끈을 연결해서 연장해 준다.
잠시 짬을 내서 사진도 남겼다. 참고로 저 모자는 딸기 농장에서도 착용했던 모자다. 잊을만하면 떠오르는 딸기 농장이다.
웃는 모습이 참 예쁜 오리안! 일 또한 열심히 해서 본받고 싶은 친구다. 오리안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주고 싶어서 핸드폰을 켰다.
오리안 : 명희, 나도 너의 모습 찍어줄래!
명희 : 오? 좋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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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잉? 오엥? 크크크크크. 정직한 비율의 사진이다. 오리안의 시선이 담긴 소중한 사진이라 이 또한 감사하다. 오리안, 사진 찍어줘서 고마워!
함께 사진도 찍었다. 오리안과 함께한 첫 야외 업무. 오리안 덕분에 수월하게 일할 수 있었다. 참으로 고마운 친구다.
아 맞다. 이렇게 바나나 꽃이 튀어나와 있다면 뽑아야 한다. 이유는 묻지 않았다. 그냥 뽑라서 버리라고 배웠다.
바나나 꽃을 볼 때마다 아이템을 획득하는 느낌이라 게임 속 캐릭터가 된 듯하다. 바나나 꽃을 발견할 때마다 신나서 뽑는 명희 이모다.
꼬마 바나나가 바닥에 버려져 있는 경우가 있다. 상당히 귀엽다. 상품 가치는 확실히 없어 보인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이 날 재해 수준으로 비가 내렸던 날이다. 강한 빗줄기로 인해 눈이 충혈이 될 정도로 하루 종일 고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움을 느꼈던 명희 이모다.
장화에 물이 가득 들어와도 마냥 즐거운 오리안!
명희 : 오리안, 너의 발이 오랜 시간 잠수를 했어!
오리안 : 크크. 맞아. 나의 발은 훌륭한 잠수부야!
명희 : (엄치척)
그리고••• 명희 이모의 축축한 엔딩•••
바나나 농장 이야기는 다시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