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리링! 띠리리링!” 오늘도 둥근 해가 떴다. 알람 소리를 듣고 시작하는 하루. 일어나자마자 양치를 한다.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오늘 왜 이렇게 피곤하지?’, ‘아, 새벽에 자서 그런가?’, ‘근데 나 왜 늦게 잤지?’, ‘아..’
불현듯 떠오른 흑역사에 잠시 양치질을 멈춘다. 나는 왜 이불만 덮으면 이미 오래전 일인 데다 잊고 싶은 일이 눈앞에 떠오를까. 그냥 아무 생각 말고 양치나 열심히 할걸. 괜히 생각했다고 후회해 보지만 이미 늦었다. 소심이 모드가 켜졌다.
아침을 먹는다. 아삭하고 고소한 맛에 취해 아까 했던 생각은 잠시 접어둔다.
다행히도 일할 때는 일에만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잠시 잡생각 스위치는 꺼둔다.
점심을 먹는다. 주변의 웅성거리는 소리에서 어제 일과 관련된 단어를 듣자마자 다시 생각 스위치가 켜진다. 그때부터 다시 빠져나올 수 없는 생각의 늪으로 빠진다. 어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소심하게 화를 내본다.
커피를 마시며 다시 생각한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러지 말걸’
‘그러지 말걸’은 나의 애창곡. 집에 도착해서도 반복 재생이다. 그림 그리는 일에 영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도돌이표다. 그러지 말걸. 그러지 말걸. 그러지 말걸.
‘그래, 다음부턴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결론을 내리며 좋아하는 떡볶이로 생각의 고리를 끊어보기로 한다. 떡볶이를 먹으며 잠시 행복했다. 아주 잠시 동안.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다 또 생각한다. 그 기분을 이불속까지 끌고 온다. 오늘 밤도 나는 이불을 뻥뻥 발로 찬다.
글을 쓰는 오늘도 이불킥 예약이다. 부끄러운 옛날 일들이 줄줄이 소시지처럼 생각나지만, 괜찮다. 생각이 많다는 건 그만큼 내 삶에, 그리고 타인에게 진심이고 섬세하다는 뜻일 테니까. 발차기를 하며 끊임없이 지난 일을 복기하고 반성하는 이 소심함 덕분에 나는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