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씨앗은 무엇인가요?

나의 씨앗, 사랑, 민들레

by 황지윤



예전에 흥미로운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수만 년 전의 호박씨를 흙에 심고 물을 주었더니, 놀랍게도 그 씨앗이 다시 싹을 틔워 커다랗고 맛있는 호박으로 자라났다는 이야기였다.


오랜 시간 어둠 속에 묻혀 있던 작은 씨앗이, 자신이 피어날 때를 모른 채 긴 시간을 견디고 마침내 생명을 기적처럼 보여준 것이다.


그 기사를 읽으며, 우리 안에도 이렇게 오래 잠든 씨앗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오래 남았다.


씨앗은 자신의 때를 기다리며,

딱딱한 껍질을 부수고 나올 에너지를 품고 있는 존재다.


그리고 나는 우리 모두가 그런 씨앗을 품고 있다고 믿는다.
그 씨앗은 각자의 강점이나 재능일 수도 있고,

아직 말로 꺼내지 못한 열정이나 소망일 수도 있다.


나에게 있어서 이 씨앗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이라는 씨앗의 단단한 껍질 속에는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마주해야 하는
나의 결핍, 두려움, 외로움이 들어 있고,


그뿐 아니라 서로의 연약함을 감싸줄

강인함, 용서, 존중의 힘도 함께 깃들어 있다.


그래서 진정한 나의 결핍을 바라보고 스스로를 사랑해야
내 안의 사랑의 씨앗이 비로소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그렇게 어렵게 피어난 새싹은 여리지만,
비바람과 눈부신 태양 아래에서도 자라난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씨앗을 만들 만큼

성숙하고 강인한 생명으로 변한다.


나 역시
내가 가진 사랑의 씨앗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깨어날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려 노력하며,
작은 것들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내 부족함을 스스로 보듬어가며
조금씩 사랑으로 채워 나가고 있다.


이 힘이 언젠가
내 껍질을 스스로 깨고
세상의 햇살을 마음껏 맞으며 성장하게 해 줄 것이라 믿는다.


씨앗의 껍질은 두껍고 단단해 보일지라도,
누구나 자신의 껍질을 깨고 나올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어디서든 날아가 꽃을 피우는 민들레처럼 살고 싶다.


바람에 기대어

마치, 천사같은 날개를 펼치고서.


‘내 사랑을 그대에게’라는 꽃말처럼,
내 마음속에도 꽃을 피우고,


또 다른 이의 마음속에도 조용히 머물며

사랑이라는 선물과 작은 노란빛을 남기는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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