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

매미의 외침

by 황지윤

올여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매장 안에 갇혀 힘없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매미를 보았다. 그 매미는 울지도 않고 엉금엉금 자신이 돌아온 길을 더듬어 찾아가 보았지만 그에게 닿는 것은 차가운 유리뿐이었다. 매년 여름마다 시끄럽게 우는 매미 소리가 귀찮았지만 왠지 그날에 마주한 울지 않는 매미는 지나칠 수 없게 느껴졌다. 빈 박스를 가져다 매미 앞에 두자,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올라탔다. 그리고 매장 앞 작은 은행나무에 매미를 놓아주자 그는 마치 자신을 올바른 곳으로 데려다주는 걸 알았다는 듯이 나무 냄새를 맡으며 가는 다리로 천천히 나무 위를 올라 떠났다.


나 또한 인생에 있어서 그 매미 같은 사람이었다. 사랑의 실패와 취업의 어려움 속에서, 나 역시 유리 벽 앞에 갇힌 매미처럼 차가운 현실 속을 더듬으며 헤매고 있었다. 실패한 과거의 후회와 미래에 대한 염려가 내 마음을 그 매장 바닥처럼 밑으로 묶어 놓았다. 그런데 매미를 구하던 그 순간, 깨달았다. 그 작은 생명을 살린 것은 거창한 힘이 아니라 단지 작은 관심의 손길이었다. 그 순간, 나를 만드신 존재와 이 세상의 다정한 손길이 늘 내 곁에 있었음을 느꼈다. 그날 이후 나는 작은 일상 속에서 행복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침 계산대에서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며 웃어주는 손님의 인사에 마음이 따뜻해졌고 나도 세상을 미소로 마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안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세상은 다시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아직 가보고 싶은 곳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 그래서 나는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오래 간직하며 매일을 배우듯 감사히 살아가고 싶다.


그날 이후, 매미 울음소리는 내게 삶을 향한 고동처럼 들린다. 땅속에서 10년을 기다려 세상에 나온 매미의 노래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생명의 외침이자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인사 같다. 긴 기다림 끝에 마주한 매미의 여름 생이 푸르고 화창한 날이길 바라며 나 또한 내 인생에서 막 시작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여름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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