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여정

건너가는 사람의 이야기

by 황지윤


있지,

내 절반을 줄게

네 절반을 줄래?

이 말, 어때?

로맨틱하지 않아?


「아니.」


왜?

그럼,

내 전부를 줄게

네 전부를 줄래?

이 말은 어때?


「틀렸어.」


정말?

그럼..

내 전부 혹은 절반을 줄 테니

넌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괜찮아

이 고백은?


「아니야.」


그렇구나.

왜일까?

넌 왜 이 고백들을

안 좋아하는 걸까?


그럼, 혹시

내 전부, 아니 절반도 주지 않을 테니

네 전부도, 절반도 주지 않아도 돼

이 표현은?


「좋아.」



그렇구나,

이제 알겠어.

주지 않아도, 받지 않아도

서로가 충분한 그런 사랑이

넌 더 좋은 거구나.


고마워. 알려줘서


나도

네게

그런 사람이 될 거야


너도

내게

그런 사람이듯 말이야.




여기 연인이 있다.

바다를 가운데에 두고 각자의 행성이라는 섬에 살고 있는 연인.

서로의 감정의 바다를 건너가야 그 둘은 만날 수 있다.


그중 여성은

바다 건너에 있는 사랑이 오기를 바라며

남성에게 닿을 수 있도록

자신의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쏟아붓곤 했다.


하지만 그 사랑과 진심이 무거워서

그녀의 섬으로 중력이 이동했고

그녀가 있는 방향으로 거센 파도가 향했다.


그래서 그녀는 무시무시한 파도를 보고서

둘 사이에 있는 바다를 건너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편,

남성은 바다를 건너가고 싶지만,

그녀가 있는 쪽으로 파도가 몰려가

그 파도를 넘어갈 수 없게 되었다.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그녀에게 다가가면,

폭풍우에 휩쓸려 자신도 바다에 빠져버릴 것을 알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고,

그녀는 그 바다가 감정의 바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무거운 진심이

둘 사이 바다를 거칠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원래 가벼운 존재가 아니었기에

진심을 한 번에 내려놓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매일 조금씩

자신만의 감정을 내려놓으며


변화하는 바다와 날씨를 느끼며

맑은 날에는 작은 보트를 만들기로 했다.

무거운 돌 같은 감정을 빼고,

가볍고 바다에서도 잘 뜰 수 있는

사소한 행복과 사랑의 표현을 통해.


그러자,

점점 그녀의 섬에는 큰 파도가 생기지 않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녀는 언젠가 이 바다를 건너 가

연인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이 감정이 거센 파도가 되지 않게,

자신을 비추는 햇살이 되도록 노력해나가고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때로는 너무 무겁고 진지해서

나 자신의 세계를 잠식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랑을 하되,

사랑을 느끼되,

그 감정의 파도에 빠지지 않는 법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사랑은 결코 가볍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힘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이 충만하고 잠잠한 상태가 되어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서로를 향한 여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잔잔하고 자신을 해치지 않는 파도 위에서

사랑을 건너가는 것.


무언가를 해주지 않아도,

대가를 바라지 않아도,

기꺼이 상대를 위한 행동을 하는 것.


이를 통해

서로는 사랑이라는 새로운 섬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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