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살아가는 선택
몇 년 전, 옛 서울 역사에서 열린 가구 전시회를 둘러보다가 디자이너들의 인터뷰 영상을잠시 본 적이 있다.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자신들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그 모습과 확신에 찬 그들의 얼굴을 보며, 나 역시 ‘인생에서 어떤 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할까’ 스스로에게 묻고 그 다짐을 블로그에 적어두었다.
나는 언제나 어떤 선택을 앞두면, 그것이 정말 최선일까 확신이 설 때까지 고민만 하다 미루는 사람이었다. 가령 사고 싶은 화장품이 생겨도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인지, 사서 후회하지는 않을지, 자주 쓰게 될지 끝없이 따져보았다. 자격증을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자격증이 내게 어떤 도움이 될지, 얼마나 공부해야 할지, 더 쉽고 효율적인 방법은 없는지 확신이 필요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생각할 때면, 이 길이 몇 년이 걸릴지, 계획대로 풀릴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만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확신을 얻기 위해 바깥에서 답을 찾을수록, ‘확신’이라는 단어는 점점 ‘불확실’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내가 상상한 미래는 현실의 벽에 막혀 희미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몇 년 전 썼던 블로그 글들을 읽어보았다. 그때의 나는 확신에 차서 글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 그 과거의 기록이 지금의 내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믿어보자’며 다짐했던 그 순간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다시 용기를 건넨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확신은 미래에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느끼고 선택하며 행동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지금 내 내면이 원하는 순간을 살아가는 것, 이 순간을 살아가는 자신을 믿어주고 사랑하는 선택은 미래의 나에게 확신이 되고 한 걸음 더 내디딜 수 있는 자유를 선물해 준다. 확신은 바깥에서 얻는 것이 아닌 나로부터 자라나며 채워 가는 것이다. 밖에서 답과 확신을 얻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도 금같이 소중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