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와 금리 인상 때문에 슬프다
물가가 폭등하는 게
온몸으로 느껴진다.
마치 온 우주의 기운이 내게
돈 좀 아끼고 살라고 닦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소름 돋을 정도로 기가 막힌 타이밍에 움직이는 그들이 있다.
마치 다가 올 어려움과 금리 인상 소식을 미리 읽은 듯, 빚의 비중이 큰 것들은 미리 정리해
안전 자산으로 옮겨두는 그들.
지킬 자산이 있어 고민하는 그들은
나랑은 너무 다른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요즘 매체에서 디지털 노마드다 코인이다
메타버스다 뭐다 하면서, 억 단위는 우스울 정도로 단기간에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정말 힘들게 고생고생해서,
대학생 때부터 각종 알바를 서너개씩 해가며,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 없이 노동자로 살던 나는
서른이 되어서야 학자금 대출을 다 갚았다.
그렇기에 매체 속 이야기는 저 세상 사람들 이야기같아 보인다.
부자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나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내 기준에서 부자로 보이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자수성가형 부자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웬일인지 돈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속물처럼 보는 풍토(?)가 있었기에,
나 역시 그동안 주변 사람들과 돈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아 몰랐는데,
순 현금자산으로 빚 제외하고 20억 넘는 부자들이 있긴 있었다.
사실 그들이 나 이만큼 있어, 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건 아니기에
나 역시 오랫동안 관계를 맺고 나서
한참 후에 알게 된 것이기도 하다.
통계를 낼 정도로 많은 데이터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에 숨어 있던 그들 사이에서 내가 느낀 공통점이 있어
배우고 기억해놓을겸 적어보려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 입고 다니는 것 먹는 것 생활하는 것이 겉보기엔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건물을 세 채 가지고 있는데도 점심을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국밥을 먹기도 하고
김밥을 먹기도 하고 어쩌다가 좋은 날엔
갈비도 굽는다.
자동화된 수익이 있다고 해서 늘 스테이크를 썰거나 엄청 비싼 음식만 먹는 건 아니었다.
대신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밥을 살 기회가 있을 때,
자기 혼자 먹을 때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에 '돈돈돈' 따지다가 낭비되는 자신과 타인의 ‘시간’의 가치, 그리고 상대방과의 ‘관계’의 가치,
그런 것들을 복합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계획적으로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평소엔 미친듯이 아끼다가
감정이 다운되거나 필 받으면 갑자기 외식을 하기도 하고 물건을 사기도 하고
나중에 후회를 했다.
그러나 그들은 '갑작스러운' 낭비를 잘 하지 않는다.
오히려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오랫동안 쓸 수 있는 물건을 사두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나보다 평소엔 돈을 적게 쓰는 것 같다.
하지만 반드시 놓치지 않는 것이 있다.
건강 검진!
그리고 가족들과 하는 행복한 경험!
여기엔 돈을 지불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게 가장 큰 재산이라는 걸
말뿐이 아니라 몸으로 알고 있는 거 같다.
내가 대학생 때, 그러니까 십년 전 나에게 가끔 만나면 책 선물을 해주는 분이 있었다.
그땐 이 정도까지 돈이 많은 분은 아니었다.
(2,3년 전 다니고 있던 외국계 기업에서
아시아 부문 여성 투 탑으로 꼽혀 기사에도 나왔다. 대단하심.)
그 시절 내가 기억하는 그 분은,
늘 쉬는 날이면 책을 읽었다.
물론 나랑 차이점은 영어 원서로 된 책을 읽으셨다는 것이지만. 어쨌든 작은 투룸에서 살다가 서울 강남으로 옮긴 그 분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그 분은 꼭 나를 근처 대형 서점으로 데려가 자신이 읽을 책을 고르면서 내게 책을 선물해주셨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강남에서는 이 돈으로도
크고 좋은 집에서는 살기 어려움)
책 읽으면 좋은 건 누구나 아니까, 그땐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그 분은 당시 회사를 다닐 때를 제외하고는 주말이면 서점을 자주 갔다. 하지만 단순히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돈이 많아진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냉정하게 말하면 당시 다들 말리던 어마어마한 대출을 끼고 샀던 집이 지금 엄청나게 오른 이유도 있고,
경제나 투자 공부도 했고,
그 외에도 자신의 능력을 기르기 위해
외국에서 공부도 하고
새벽마다 출근 전
여러 분야의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다만 참고로 이 분은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다.
(아이를 키우면 돈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기에 이 부분도 돈을 모으는 데 영향을 미친 부분이 아닐까 하여 적어본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빠른 실행력'이었다.
그리고 메타인지가 뛰어나신 것 같다.
지금 상황에 자신에게 어떤 책이 필요한 지, 읽은 책에서 캐치하는 정보들 중 본인이 실천할 것과 실천하지 않을 것들을 잘 구분하고,
반드시 실천했다는 것.
책을 읽을 때 그냥 "나 한 달에 몇 권 읽는 사람이다 혹은 이런 어려운 책 읽었다"에 의의를 두는 게 아니라,
그 책을 통해서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정보들이
뭔지를 캐치해
자기 자신이 삶으로 직접 실험해 보았다는 거다.
그리고 이 실행력에 대한 내용은 다음 항목과도 연관된다.
사업을 하신 분들도
회사를 다니면서 투자를 잘 한 분들도 있다. (내 주변에 상속으로 부자가 된 이는 내가 아는 한은 없다. 숨기고 사는 걸 수도 있다.)
시대의 흐름을 잘 읽은 부분도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자신의 노력도 있지만 '운'도 무시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렇기에 남들이 보기엔 굉장히 겸손했다.
특히 사업자 중 한 분의 경우 처분한 사업체들도 많았다. 사기를 당해서 손해 본 금액도 어마무시했다.
하지만 큰 좌절 앞에 쉽게 쓰러지고 두려워하는 나와 달리 회복탄력성이 큰 건지, 속으론 어땠는지 모르지만 밖에서 보기엔 다시 일어나기까지 기간이 짧았다. 그렇게 반복하다가 '시기적'으로 기회가 맞아 약 5~10년간 집중적으로 돈을 번 기간이 있었다.
이건 그들이 자산 자체가 많아진 이후에
나타난 모습같긴 하다. 자산의 가치에 맞는 사람들이 주변에 또 모이기에 얻을 수 있는 고급정보들도 많아진다.
일례로, 나는 증권사나 은행에 가면 창구 직원과 상담을 시작하는데 그들은 창구에서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 직위 높은 직원이 직접 찾아와 서류 처리를 해주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또 아낄 수 있다)
그리고 세금을 정말..너무..많이..내서 아깝다는 생각도 하시는 것 같은………
(이 내용은 뺄까……..)
그 밖에도,
자신이 할 수 없는 것들은 과감하게 돈을 지불하고 아웃소싱을 잘 한다.
(잘 못하는 영역은 인정하고 전문가에게 맡긴다.)
손가락에 꼽는 소수이기에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내겐 도움된 내용은 분명 있어
구독자님들께도 공유해본다.
아무튼 결론은
엄청 부러운 게 사실이지만
나도 아직 젊으니까 열심히 살면서
지금의 위기를 잘 버티고
나중에 만날 기회를 잘 포착해서
말년엔 부자가 되야겠다 후후.
(또다른 특징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저도 배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