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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엄마 정식 데뷔의 소회

남편아 언제 퇴근하니?

산부인과 - 산후조리원 - 산후도우미 이모님 까지 출산 후 나를 케어해 주던 도움의 손길이 사라지고, 막막한 두려움으로 영원 같던 시간 속에서 남편의 퇴근만을 속수무책으로 기다리며, 아이를 낳고 한 달 지났을 무렵(2017년 11월 30일)에 쓴 글



요즘 우리(남편과 나)는 둘이 합쳐 아이큐 100(50:50 일수도, 한 명이 99, 한 명이 1 일수도) 혹은 반푼이+반푼이=한 명 일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이렇게나 총기가 없었나 새삼 놀라기도 하고, 쑥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던 시절이 언제였나 싶게 쑥떡 같이 말하면 개떡으로 알아듣기 일쑤다.



무언가를 해놓고 왜 그렇게 했는지 질문을 받으면, 그러게 내가 왜 그랬지 싶다. 예를 들면 공갈젖꼭지를 가상 젖꼭지로 부른다던지... (홀로그램도 아니고 가상 젖꼭지라니ㅎㅎ),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아(만) 놓고 오지 않는 쿠팡맨에게 화가 나 어플을 열어보면 결제 조차 하지 않았다거나, 카카오 선물하기의 결제 단계에서 아기가 울어 도중에 몇 번을 멈추다 보면 그 일 자체를 잊어 축하 시일을 지나치고, 심지어 결혼기념일도 잊고 하루를 보냈다. 창문을 열고 청소를 하는 아주 간단한 일 조차 전혀 간단한 프로세스가 아닌 요즘. 매일 정해진 시간에 울리는 라디오 오프닝을 알람 삼아 눈 뜨던 아침이 매우 아득하게 느껴진다. 따뜻한 커피로 흐리멍덩한 정신을 맑게 깨우고 싶지만 모유수유 중에 카페인은 섭취하면 안 되는 아이템, 아이러니하게도 사실 내가 몽롱한 이유는 새벽 쪽잠으로 인한 수면부족인데, 몇 시간에 한 번씩 먹어야 하는 아기 때문에 쪽잠을 잘 수밖에 없지만 오늘도 디카페인 라테로 내 마음을 위로해본다.



오늘은 출산 후 처음으로 아기랑 나랑 단둘이 하루를 보내는 날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자는 아기의 숨소리에 작은 변화만 있어도 힐끔힐끔 눈치를 보게 되는 쫄보인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아직 아침 점심 설거지, 욕실 청소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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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페인라테 #모유수유중 #육아일기 #엄마일기 #엄마일기장 #초보엄마 #초보맘은웁니다 #남편아빨리와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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