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아침 열 시

사다리

by 정혜영

제13화: 아침 열 시


화요일 오전 6시 - 민호의 방

민호는 잠들지 못했다.

천장을 보고 있었다.

창밖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시계를 봤다. 오전 6시.

네 시간 남았다.

민호는 일어나 휠체어로 옮겨 탔다.

책상 앞으로 갔다.

서랍을 열었다. 노트를 꺼냈다.

펼쳤다. 지난 기록들이 있었다.

'549번째 지원' '550번째 지원'

민호는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다.

펜을 들었다.

'오늘 오전 열 시.

정말 마지막.

어디로 가야 할까.

거리로?

쉼터로?

모르겠다.

이십이 년.

끝.'

펜을 놓았다.

노트를 덮었다.  


오전 7시 - 선미의 집

선미는 침대에 앉아 있었다.

어젯밤부터 잠을 못 잤다.

민호 생각.

거실로 나갔다. 서연의 방문이 닫혀 있었다.

부엌으로 가서 커피를 내렸다.

휴대폰을 봤다. 지우에게 문자를 보냈다.

'민호 씨 연락 됐어?'

답이 없었다.

선미는 커피를 마시지 못했다.

가방을 들었다.

메모를 썼다. 서연에게.

'엄마 병원 갔다. 저녁에 봐.'

집을 나섰다. 

 

오전 8시 - 법원

지우는 법원 복도에 서 있었다.

오전 10시 재판. 민호의 재판.

민호가 없었다.

휴대폰을 꺼냈다. 다시 전화를 걸었다.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습니다."

지우는 한숨을 쉬었다.

재판부에 연락해야 했다. 연기 신청.

하지만 증거도 약하고, 민호도 연락 안 되고.

지우는 복도 벤치에 앉았다.

머리를 감쌌다.  


오전 8시 30분 - 고시원

선미는 고시원 앞에 도착했다.

관리실로 갔다.

"박민호 씨 있어요?"

"계실 거예요. 나가는 거 못 봤는데."

"방 번호가...?"

"105호요."

선미는 1층 복도로 갔다.

105호 앞에 섰다.

노크했다.

"민호 씨."

대답이 없었다.

"민호 씨, 한선미예요."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선미는 문을 밀었다. 잠겨 있지 않았다. 열렸다.

안에 민호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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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 문예 등단 작가. "멈추지 않고 무너진 문장을 다시쓰는 네오 크리에이터(Neo-Creator) 리라이프작가(Re-Life)정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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