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가 처음 웃은 날

내 아이의 이름은 하치입니다.

by 정혜영

하치가 처음 웃은 날


하치는 늘 무표정했다.

아니, 무표정이라기보다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못했다.

눈빛은 공허했고, 입은 항상 다물어 있었다.

밥을 먹을 때도 조용했고, 약을 먹을 때도 가만히 있었다.

가끔씩 경련이 오면 바닥에 쓰러졌고,

그때마다 아빠는 온몸으로 그 아이를 감쌌다.

그날도 경련이 왔다.

거품을 물며 몸이 떨렸고, 눈은 초점을 잃은 채 흔들렸다.

아빠는 아무 말 없이 그 아이를 감쌌고, 이마를 조용히 쓰다듬었다.

"괜찮아. 괜찮아, 하치야. 아빠가 있잖아."

그 말에, 아주 미세하게—정말 아주 작게—입꼬리가 올라갔다.

그 순간 아빠는 숨을 멈췄다.

“웃었어... 하치가 웃었어.”

눈물이 고였고, 가슴이 벅찼다.

하치의 첫 번째 미소는 그렇게 찾아왔다.




하치의 이야기 – "나는 처음으로 웃었다"


나는 웃는 법을 몰랐다.

내 얼굴은 늘 굳어 있었고,

몸은 자주 말을 듣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몸이 부서질 것처럼 아팠던 그날,

그 사람이 나를 안아주고, 내 이마를 쓰다듬어줬다.

그 손끝에서 따뜻한 것이 전해졌다.

그 온기가 내 입꼬리를 아주 살짝 움직였다.

나는 그걸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말했다.

“웃었어… 하치가 웃었어.”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가 살아 있다는 걸.

그리고, 누군가가 내 아픔에 함께 숨을 멈췄다는 걸.

나는 그날 처음으로 웃었다.





※ 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창작 에세이입니다. 등장인물과 상황은 일부 각색되었으며, 특정 인물이나 환경과의 직접적인 연관은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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