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진, 역할이 달라졌다는 신호

<직장인의 심리노트 #6 | 실무자 Part 1>

by 여의도겨울바람

어느 날 팀장으로부터 승진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날부터 회사에서 나를 부르는 방식이 달라진다.

OO님, OO씨 대신

OO대리님, OO선임님 이라는 호칭이 붙는다.

아직은 낯설지만 조금은 기분 좋은 어색함이다.


승진이라는 사실은 생각보다 담담하게 다가온다.

축하를 받긴 했지만, 그날 하루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이어진다.

하지만 그 이후로 회사 안에서 나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조금 달라졌다는 건 느껴진다.

이전에는 ‘아직 몰라도 되는 사람’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알고 있어야 하는 사람’ 쪽에 자연스럽게 포함된 느낌이다.


어느 순간부터 내 옆에 후배도 생겼다.

질문을 하고, 실수를 걱정하고, 나의 반응을 살피는 얼굴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저 자리에 있었던 시기가

그렇게 오래 전은 아니라는 걸 떠올린다.

그때의 나는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도 의미를 붙이느라 바빴고,

잘하고 있는지보다 뒤처지지 않는지가 더 중요했다.


지금의 나는 그 시기를 지나 일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져 있다.

여전히 부족한 건 많지만,

이 조직 안에서 내가 맡고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는 대략 그려지는 상태다.

첫 승진은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기보다,

이제는 조직 안에서 한 사람의 몫을 기대받기 시작했다는 표시처럼 느껴진다.


회사에서의 자리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맡은 일이 쌓이고, 역할이 분명해지면서

나에게 돌아오는 책임의 범위가 조금씩 넓어진다.

그렇게 회사 안에서의 나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자리를 잡아간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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