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미 Mar 16. 2020

나만 잠이 안 오는 걸까요

일요일 밤

잘 지내요?


일요일 밤이면 지독하게 잠이 안 와요.

잠도 안 오고

자주 듣던 노래도 지겹고

누워있는 것도 지겨워서

앉아서 글을 쓰기로 했어요.


사실 저는 요새 아무 글도 잘 써지지 않습니다

무언갈 꼭 써야겠다는 생각도 잘 들지 않고

예전처럼 재밌는 생각이 떠올라

벌떡 일어나 숨도 돌리지 않고

마구 적어대던 습관도 사라졌습니다.


사람들에겐 매번 이렇게 말을 하곤 합니다.

"이번에는 소설을 써볼 거야"

그런데 사실 한 글자도 쓰지 못했고요,

생각도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말했던 까닭은

어쩌면 목표가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를 보여주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한 번도 목표 없이 살아가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내 목표는 진정 무엇일까요?


사실 간단한 소망조차도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왜 글을 쓸까요?


꿈도 잘 모르겠습니다.

나에게 뜨거운 열망이 살아있었던 것은 확실하지만,

지금은 모르겠어요.

전부 낡은, 과거의 일 같습니다.


글이 써지지 않는다고 더 이상 괴롭지도 않아요.

결과가 없어도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죠.

꼭 써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 안에 누워 천장만을 바라봅니다.

편하고, 좋은 세상만을 바라게 됩니다.


이런 내가 싫지도, 좋지도 않아요.

그렇지만 이왕이면 좋아하고 싶은데요,

이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일요일 밤이면 지독하게 잠이 안 와요.

잠도 안 오고

자주 듣던 노래도 지겹고

누워있는 것도 지겨워서

앉아서 글을 쓰기로 했어요.


이렇게 라도

말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글 여미

yeoulhan@nate.com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 우리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